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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언제나 낮은 곳에 임하신 분”

달라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천주교회 조재형 주임신부, 프란치스코 교황 추도

고 프란치스코 교황

고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1일 선종해 전세계가 슬픔에 빠진 가운데, 달라스의 가톨릭 교인들 사이에서 특별한 애도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달라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천주교회 조재형 가브리엘 주임신부는 “지난 4월21일,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종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며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다음 날, 교황님께서는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다. 예수님께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천상 낙원으로 인도하셨음을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3년에 교황으로 선출되어 12년 동안, 교황님은 세상의 가장 높은 자리에서 가장 낮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조재형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작은 인연이 있다.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124위 순교자 시복식과 아시아 청년대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조재형 신부는 그때 교구 성소 국장이었고, 방한 준비위원회의 영성 신심 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다.  
조재형 신부는 “가까이서 뵈었던 교황님의 모습은 지금도 제 마음에 깊이 남아 있다”며 “교황님은 낡은 가방을 들고 다니셨다. 족히 30년은 된 듯한 가방이었다. 교황님의 검소한 성품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고 회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대교구의 신축 청사를 축복했을 때도, 방명록에는 작고 소박한 글씨로 한쪽 구석에 사인을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겸손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의전차량으로는 고급 차가 아닌, 한국의 경차인 쏘울을 선택했다. 자신의 소탈한 삶의 태도를 드러내는 결정이었다.
조재형 신부는 ‘그 사람이 있는 곳에 그 사람의 마음도 있다’는 예수의 말을 인용해 “저는 교황님이 있었던 곳이 생각난다. 교황님이 맨 처음 정한 사목 방문지는 람페두사였다”며 “교황님이 람페두사를 방문하면서 유럽은 아프리카에서 오는 난민을 받아들였다. 교황님의 마음은 그렇게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과 가까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조재형 신부는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를 회고했다. 교황은 당시 세월호 참사의 유족들을 만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말했다. 조재형 신부는 “교황님의 마음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유족들과 가까이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정점에 있을 때였다. 교황님은 홀로 바티칸 광장에 서서 기도하였다. 비가 내리는 어두운 바티칸 광장에서 교황님은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며 기도하였다. 교황님의 마음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가까이 있었다. 교황님은 아프리카 수단의 정부군과 반군 지도자를 교황청에 초대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발에 입을 맞추었다. 수단에 평화가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호소하였다. 교황님의 마음은 전쟁의 폐허 속에 신음하는 사람들과 가까이 있었다. 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날에 교황님은 팔레스타인의 평화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였다”고 말했다.
조재형 신부는 ‘여러분의 동생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교황의 말을 인용해 “이것이 진정한 신앙이다. 진정한 신앙은 책상 위에 머무는 지식이 아니라, 고통 앞에서 중립하지 않고, 눈물 속에 기도하며, 침묵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지혜”라며 “우리는 얼마나 자주 높은 자리가 좋은 자리라고 착각하는가? 그러나 교황님은 보여주었다. 낮은 자리가 더 깊은 자리요, 진리의 자리라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조재형 신부는 그러면서 “우리는 교황님의 삶을 기억하며, 교황님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가면 좋겠다. 그 발자국은 가난한 이들을 향해 있었고, 슬퍼하는 이들과 함께 있었으며, 세상의 변두리에 머물렀다”며 “교황님께서 이제는 천상의 평화 속에서 영원한 안식 누리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는 말씀을 회고했다.                              
 
〈토니 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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