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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웨스트엔드 무대 화려함으로 채운 韓제작 뮤지컬 '개츠비'

브로드웨이 흥행 이어 런던서도 프리뷰 2주간 전회 매진 쉴새없는 시청각적 즐거움…제작자·연출 "관객 반응 뜨거워"

英웨스트엔드 무대 화려함으로 채운 韓제작 뮤지컬 '개츠비'
브로드웨이 흥행 이어 런던서도 프리뷰 2주간 전회 매진
쉴새없는 시청각적 즐거움…제작자·연출 "관객 반응 뜨거워"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한국 제작사의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거쳐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랐다.
24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런던 콜리시엄 극장에서 선보인 오디컴퍼니의 '위대한 개츠비' 개막 공연은 호화로운 무대 세트, 반짝거리는 무대 의상, 배우들의 시원시원한 노래와 춤 동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제작자가 한국인일 뿐 작품 어디에도 한국적인 요소는 전혀 없지만, 눈과 귀가 쉴 틈을 주지 않고 150분을 꽉 채운 블록버스터 뮤지컬의 강렬함으로는 분명히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K-컬처를 닮았다.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 문학의 자존심'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1925년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스위니토드', '드라큘라' 등을 흥행시킨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브로드웨이에 이어 웨스트엔드에서도 제작을 진두지휘했다.
신 대표는 개막 공연에 앞서 레드카펫 행사에서 "프리뷰 기간 내내 (함께 작품을) 봤는데 관객 반응이 뜨겁고 이 작품을 정말 사랑해주는 것 같다"며 "(브로드웨이 공연과 다른) 새로운 느낌이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1차 대전 종전 후 1920년대 '재즈시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호황으로 물질주의가 팽배하던 시기 미국 사회의 도덕적 타락과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그렸다.
자수성가한 신흥 부자 제이 개츠비가 부유한 집안 출신 옛 연인 데이지 뷰캐넌을 향한 사랑과 집착 끝에 스러지는 과정을 화자인 닉 캐러웨이의 시선을 통해 그린다.

전반적인 줄거리는 원작과 같지만,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소설과는 사뭇 다른 작품이다.
개츠비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쨍한' 파티 장면의 비중이 훨씬 더 크며, 개츠비와 데이지, 닉 캐러웨이와 조던 베이커의 '러브라인'에 공연시간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전반적으로 무대는 화려함과 경쾌함을 내려놓지 않는다.
데이지와 상류층 삶에 대한 개츠비의 동경과 집착이 한낱 꿈인 듯 허무하고 쓸쓸하게 바스라지는 모습 등 어두운 측면은 무대 위를 빠르게 스쳐 간다.
무대는 웅장하고 매혹적이다. 에드워드 7세 때인 1904년 문을 연 극장의 멋들어진 실내와 1920년 '재즈 시대' 작품의 분위기가 오묘하게 어우러진다.
런던 콜리시엄 극장은 총 2천359석으로 객석 기준 웨스트엔드 최대 규모다. 로열 오페라와 함께 양대 오페라 극단으로 꼽히는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ENO)의 집이기도 하다.
제이미 무스카토(개츠비), 프랜시스 메일리 맥캔(데이지), 코빈 블루(닉 캐러웨이), 앰버 데이비스(조던 베이커), 레이첼 터커(머틀 윌슨), 존 로빈스(톰 뷰캐넌) 등 주조연 배우들의 노래는 흠잡을 데 없다.
특히 개츠비 역 무스카토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입이 벌어질 정도다.
화려한 의상으로도 눈은 시종 즐겁다. 작년 4월 브로드웨이 작품은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의상상을 받았다.

영국 유력 언론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일간 가디언은 "호화로운 파티 소리부터 자연스러운 서정성까지 뮤지컬화할 강력한 요소가 있지만, 그 전환이 설득력 있지는 않다"며 별 5개 중 1개만 줬다.
텔레그래프도 별 2개만 주면서 "위대한 재즈 시대 소설에 대한 해석은 파티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모든 것은 거의 놓친다"고 썼다.
그러나 관객 초기 반응은 뜨겁다.
웨스트엔드에서 지난 11∼23일 프리뷰는 전회 매진됐다. 프리뷰는 본 공연에 앞서 관객 반응을 살피면서 작품을 최종 수정하기 위해 관람료를 낮춰 선보이는 공연이다.
앞서 브로드웨이에서도 지난해 4월 개막 첫주부터 매출액 100만달러(14억원)를 돌파했고 연말에는 주간 매출액 260만달러(38억달러)까지 넘어서며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
공연은 분명히 상업적이다. 2천석 넘는 극장에 오르는 블록버스터 공연에 기대하는 바가 진지한 사색과 날카로운 성찰보다는 엔터테인먼트 또는 충만한 즐거움이라면 이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적이다.
브로드웨이에 이어 웨스트엔드 '위대한 개츠비'의 연출도 맡은 마크 부르니는 "2주간 프리뷰를 통해 2천400명 관객이 공연이 끝나자마자 일어나 환호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관객들은 웃고 충격받기도 하면서 장면 장면 호응했다. 연출로서 관객에게 받을 수 있는 긍정적 반응을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웨스트엔드 공연은 9월 7일까지 이어진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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