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에서 우승까지 기적의 드라마...25도영은 96종범을 재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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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선호 기자] 1996년 이종범을 재현할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김도영(22)이 드디어 돌아온다.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한 달만에 돌아온 주축타자가 부진했던 팀 성적을 끌어올릴 것인지 주목을 받고 있다.
팀 순위는 11승14패 공동 7위이다. 디펜딩 챔프였으니 팬들에게는 심리적으로 꼴찌나 다름없다. 위기상황에서 김도영이 돌아왔다. 선두 LG와는 7.5경기차로 벌어졌지만 2위와는 3경기 차이다. 아직 119경기가 남아있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차이이다. 김도영이 완전체 타선을 이끌면서 팀의 파괴력을 높여준다면 추격할 수 있다.
타이거즈 역사에서 그런 존재가 한 명 있었다. 1996년 야구천재 이종범이었다. 당시 방위병으로 복무하고 있었다. 1995년까지는 방위병은 홈경기 출장이 가능했지만 규정이 바뀌어 1996년 출전이 금지됐다. 국보투수 선동열이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로 이적하면서 마운드가 약해진데다 이종범까지 뛰지 못하자 타이거즈는 개막 초반부터 부진에 빠졌고 급기야 꼴찌까지 추락했다.

1996년 이종범./타이거즈 30년사 캡처

김도영./OSEN DB
방위병 이종범이 4월 전역하고 돌아왔다. 영건 이대진도 함께였다. 이종범이 타선에 복귀하자 종이호랑이가 성난호랑이로 돌변했다. 이종범이 출루하면 도루하고 또 도루하고 득점하는 방정식이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홈런까지 펑펑 쏘아올렸다. 타이거즈는 연전연승을 거듭했고 급기야 잘나가던 현대 유니콘스를 잡고 선두에 올라섰다. 정규리그 우승을 했고 한국시리즈까지 석권했다. 꼴찌에서 우승이라는 드라마를 연출한 것이다.
김도영이 없는 KIA 타선은 심각했다. 3월22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에서 두 타석만에 햄스트링 부상을 입고 이탈하자 후유증은 상상 이상이었다. 주전 박찬호 김선빈의 부상까지 겹치며 타선이 크게 약화됐다. 두 선수가 돌아왔지만 작년 3할을 넘었던 팀 타율은 2할4푼에 불과하다. 최하위 SSG 2할3푼9리보다 1리 높은 9위이다.
사실상 집단 슬럼프에 빠져있다. 패드릭 위즈덤이 9홈런을 때리며 분전하고 있지만 다른 타자들의 컨디션이 여의치 않다. 나성범은 2할3푼, 최원준 2할1푼7리, 이우성 2할4푼7리. 변우혁 2할3푼4리, 김태군 1할9푼1리를 기록중이다. 최형우는 3할 타율을 유지하다 2할7푼4리로 떨어졌다. 작년 3할 타자 한준수는 타격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다.
김선빈이 3할5푼1리로 제몫을 할 뿐이다. 박찬호도 극심한 슬럼프를 겪다 최근 살아나고 있지만 단 1년만에 타선의 무게감이 급락했다. 집단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우승의 여파로 선수들이 100% 상태로 개막을 맞이하지 못했다. 이제는 핑계가 되지 않는다. 한 달이 지났는데도 반등의 기미가 없다. 올해 두드러지는 투고타저 현상까지 작용한 점도 있다.
김도영이 돌아와 잠자는 타선을 깨울 것인지 관심이다. 2번 또는 3번 타순에 배치되어 활력을 불어넣는다면 연결력과 응집력이 몰라보게 달라질 수 있다. 워낙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시너지 효과는 분명히 나올 것이다. 아울러 동료들도 완전체 타선을 가동하면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큰 힘을 얻을 수도 있다. 팬들은 96종범처럼 25도영이 대폭발의 도화선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선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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