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한 종전안 받아든 러 "세부조정 필요하나 합의 준비됐다"
외무장관 美방송 인터뷰로 우크라 압박 가세하며 여론전
외무장관 美방송 인터뷰로 우크라 압박 가세하며 여론전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크림반도 병합 인정 등 유리한 종전안을 받아든 러시아가 합의 준비가 됐다며 협상 타결을 압박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부 조정이 필요한 사안이 남았다면서도 "러시아는 합의를 체결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고 있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이 상황의 근본 원인을 다룰 필요성을 인정한 지구상 유일한 지도자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휴전 준비가 됐다는데도 러시아의 민간인 살상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군사적 목표물이나 군사적으로 이용된 민간 지역만 타깃으로 삼는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러 번 이런 입장을 밝혔고 이번에도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에 동원되는 타깃이라면 러시아군에 공격할 권리가 있다고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는 종전안을 마련하고 우크라이나에 수용을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 언론을 통해 여론전을 벌이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에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협상 타결 준비가 됐음을 부각하면서 타결 지연의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리고 종전안 수용 압박에 가세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인정, 현재 수준의 영토 경계 동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를 골자로 한 종전안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내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리한 종전안을 등에 업은 러시아는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대대적으로 폭격,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90명이 다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격을 비난하는 한편 러시아에 협상에 나설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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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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