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깜짝등판·방위비 논의 없어…韓美, 美日협의와는 달랐다
재무부서 오전 70분간 '2+2' 뒤 오후 산업부·USTR간 별도 협의 美측에 한미 관세 협상 지렛대 'LNG운반선' 문양 기념주화 선물
재무부서 오전 70분간 '2+2' 뒤 오후 산업부·USTR간 별도 협의
美측에 한미 관세 협상 지렛대 'LNG운반선' 문양 기념주화 선물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김동현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의 관심사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판 여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일본과의 협상 때는 예고 없이 등장해 일본 측을 당황케 하고 협상판을 흔들었기에 한국 협상단도 마지막 순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날 오전 미국 재무부 청사에서 열린 협의는 계획대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가 참석한 가운데 '서프라이즈' 없이 진행됐다.
협의는 오전 8시 10분께부터 1시간 10분여가량 진행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개입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 글을 올리면서도 한국과 '2+2 협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일본 협상단이 워싱턴DC로 오는 와중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자신의 협상 참석을 통보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장에 직접 나타나지 않은 데에는 이날 일정이 일본과 협상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빡빡했던 점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오찬을 시작으로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와의 정상회담 일정에 소화했다.
또 이미 일본을 본보기 삼아 미국과 협상을 앞둔 모든 나라를 잔뜩 긴장하게 만든 만큼 이전과 같은 '깜짝쇼'를 반복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협상에 대한 미국 측의 첫 반응은 뜻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노르웨이 총리가 오후 2시께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 "정상들이 무역과 관련해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데 우리는 큰 진척과 훌륭한 합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하고서는 정상회담에 배석한 베선트 재무장관에 그런 내용을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오늘 우리는 한국과 매우 성공적인 양자 회의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면서 "한국인들은 자기들의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왔고 우리는 그들이 이를 이행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통상협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브리핑은 오후 5시에 예정됐기에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이날 양국간 협의 분위기를 가늠할 첫 기회였다.
이후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은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7월 패키지'를 마련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무 및 고위급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일본과의 협상 때와 달리 방위비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
베선트 장관이 이번 협의를 "매우 성공적"이라고 묘사했다는 점에서 미국 측은 협의 결과에 어느 정도 만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 장관도 조선산업 협력에 대한 정부의 제안에 미국 측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면서 "오늘 저희가 상당히 좋은 출발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2 협의에서 양측은 기념주화를 선물로 주고받았다.
미국에 건넨 선물은 한국은행이 발행한 '한국의 주력산업과 경제발전 기념주화'로 조선업을 상징하는 LNG운반선과 거북선 문양이 새겨진 것이었다.
앞서 일본의 경우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받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문구가 적힌 모자를 쓰고 웃으며 찍은 사진이 공개돼 협상에 임하는 자세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 제기됐다.
2+2 협의가 끝난 뒤 이날 오후에 안덕근 산업장관과 그리어 USTR 대표 간 별도 협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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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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