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비 왕조 후계자 "대규모 파업으로 이란 정권 무너뜨려야"
서방에 이란 반정부 운동 지원할 '파업 기금' 조성 촉구
서방에 이란 반정부 운동 지원할 '파업 기금' 조성 촉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가 대규모의 노동자 파업을 통해 이란 정권을 전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팔레비 전 이란 국왕(샤)의 아들 레자 팔레비(64)는 24일(현지시간) 공개된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서방 정부들이 '파업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체제를 마비시키고 붕괴를 불러올 수 있는 조직적인 파업"을 통해 사람들이 평화로운 시민 저항에 참여하도록 지원하려면 기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면 파업으로 정권을 마비시키는 것은 가장 최소한의 비용이 드는 방법"이라며 "몇 달 안에도 일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파업 기금은 "동결된 이란의 자산을 인출하면 된다"라며 "이를 통해 시위자들과 반체제 인사, 잠재적 망명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조직화할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국제 제재로 동결된 이란의 자산은 1천억달러(약 13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팔레비 왕세자는 유럽 국가를 순회하며 정부 관계자들과 민간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자신의 구상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외교적 수단이 실패하면, 이란 정권을 전복할만한 다른 선택지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군사적 공격을 포함한 외부로부터의 조치가 될 것이라면서 자신의 구상이 답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제안하는 것은, 그런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자 제3의 길이다"라며 "이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그들이 변화의 주체가 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팔레비 왕세자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에 대해서는 불행한 결말을 맞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란과 미국은 오만의 중재로 지난 12일 수도 무스카트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담당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참여한 가운데 1차 회담을 한 데 이어, 1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2차 회담을 했다.
팔레비 왕세자는 "이(이란) 정권은 선의로 협상에 임하지 않는다"라며 "좋은 의도로 임한다고 해도, 이번 핵 협상은 무너져가는 독재정권에 생명줄을 던져주고 공포와 혼란을 연장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란이 이번 협상을 통해 시간 벌기에 나설 것이며 따라서 서방은 내부 반대 세력을 지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팔레비 왕세자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친미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샤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의 아들이다.
그는 17살이던 1977년 미 공군 훈련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2년 후 그의 부친은 폐위됐고 왕가는 망명 생활을 해왔다.
혁명으로 이란에 들어선 이슬람 공화국은 팔레비 왕조의 흔적을 철저하게 지웠고, 그는 이후 계속 미국에 거주해왔다.
1980년 부친 사망 후 그는 자신을 이란의 새로운 샤라고 선언했지만, 공식 임명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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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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