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앉아 계시라" 우원식 작심 비판…한덕수 "하시라 그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 연설을 마친 뒤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연단을 나서는 한 대행에게 “잠시 자리에 앉아계시죠”라고 말한 뒤 “국회의장으로서 권한대행께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우 의장은 한 대행에게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며 “권한대행께서는 대정부질문 국회 출석 답변과 상설특검 추천 의뢰 등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 등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무거운 표정으로 본회의장 내 대행석 자리에 앉아 우 의장의 발언을 들었다. 한 대행에게 우 의장이 질책하는 듯한 장면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우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총리실은 우 의장의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한 대행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의전 서열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국격을 위해서라도 대행직에 대한 존중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한 대행이 본회의장에 도착한 뒤 15분이 지나서야 각자의 자리에 앉았다. 한 대행은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들어오기 전까지 자신의 자리에 앉아 기다렸고, 이후 연설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시정 연설 때 관례에 맞추어 이번 시정 연설에 앞서 사전 환담을 하자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권한대행 측에서는 ‘다른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어제(23일) 최종 불가 통보를 했다”며 “이 때문에 부득이하게 연설 뒤 잠시 앉아 있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행 측은 “연설 전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가 잡혀 있었고, 여야 대표와 함께하는 환담이 아닌 의장과 대행의 일대일 면담은 전례가 없어 참석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태인.김하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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