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카슈미르 테러 배후에 파키스탄"…인더스강 차단 거론
전쟁 때도 지킨 인더스강 조약 중단 선언…비자 취소·외교관 출국 명령도
전쟁 때도 지킨 인더스강 조약 중단 선언…비자 취소·외교관 출국 명령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가 북부 카슈미르 휴양지 총기 테러 사건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고, 파키스탄이 인도에서 흘러 들어가는 인더스강 지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수자원 조약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4일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교부 차관은 전날 늦게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카슈미르 테러의 배후에 파키스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60년 체결된 '인더스강 조약'을 "파키스탄이 국경을 넘는 테러리즘에 대해 지지를 거부했음을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즉각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양국 간 육상 국경 검문소를 폐쇄하고, 파키스탄인이 인도 입국 시 사용하는 남아시아 특별 비자를 모두 취소해 48시간 내 출국하도록 명령했다. 두 나라 간 직항 항공편이 없는 만큼 사실상 양국의 교통 연결을 끊겠다는 것이다.
인도 주재 파키스탄 공관의 국방 담당자들을 모두 외교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일주일 이내 출국하도록 했으며, 파키스탄 내 인도 국방 담당 외교관도 철수시키는 등 주파키스탄 인도 대사관 인원을 55명에서 3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미스리 차관은 "정부는 국가안보내각회의를 열어 전체 안보 상황을 검토하고 모든 병력에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며 "테러 공격 가해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고, 그 배후 세력을 반드시 책임지게 하기로 결의했다"고 강조했다.
인도가 인더스강 조약을 중단한다는 것은 파키스탄이 의존하는 물줄기를 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60년 세계은행 중재로 '인더스강 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에 따라 인도는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지류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 이 조약은 인도-파키스탄 전쟁과 1999년 국경 충돌 때도 유지됐다.
인도가 인더스강 조약을 중단하고 물줄기 차단에 나설 경우 파키스탄 입장에서는 전력 공급이나 농업 등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인더스강에서 유입되는 수자원은 파키스탄 전체 수자원의 약 80%를 차지하며 파키스탄은 이를 활용해 수력발전이나 관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인도 정부가 강경하게 나서자 파키스탄 정부도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발생한 총기 테러로 최소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인도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이 지역에 대한 인도 통치에 반발하는 무장세력의 테러로 규정했으며, 파키스탄 테러단체 '라슈카르 에 타이바'(LeT)와 연관된 현지 반군조직 '저항전선'(TRF)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번 테러에 파키스탄 외교부는 애도 성명을 냈고,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자국 방송에 "파키스탄은 이번 테러와 관련이 없으며 어떤 형태의 테러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연관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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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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