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볼볼볼볼볼볼…리그 유일 '제로 마무리' 첫 블론 위기→병살타 위기 탈출, "마무리 이유 증명했다. 믿고 있었다"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올해 보기 힘들었던 난조. 하지만 이 위기마저도 극복했다. 올해 리그 유일의 ‘제로’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은 난조를 스스로 극복하며 팀의 8연승 신바람을 완성했다.한화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4로 신승을 거뒀다. 이날 한화는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6이닝 8피안타 무4사구 12탈삼진 2실점의 혼신투를 펼치면서 팀의 선발 8연승을 완성했다. 구단 최다 신기록이었다. 팀의 8연승 역시 지난 2023년 6월21일 대전 KIA전부터 7월1일 대구 삼성전 이후 662일 만이다.
1회 5득점을 뽑아내면서 한화는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했다. 롯데 외국인 선발 찰리 반즈를 두들기면서 주도권을 쥐었다. 2회에도 추가점을 뽑아내며 6-0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추가점이 없었다. 찰리 반즈에게 2회까지 6점을 뽑고 5회까지 침묵했다. 이후 김강현 송재영 김상수 정현수 등 롯데 불펜진을 상대로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롯데에 야금야금 추격을 당했다. 2회말 1점, 4회말 1점, 7회말 2점을 각각 내줬다. 6-4까지 따라온 상황에서 9회를 맞이했다. 분위기가 묘해질 수도 있었던 상황.그래도 한화 최후의 보루 김서현은 올해 팀의 세이브 상황을 못 지킨 적이 없다. 이날 경기 전까지 12경기 10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닝 당 출루 허용(WHIP)가 0.77이었다. 이닝 당 1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는다는 의미. 올 시즌 2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낸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
모두가 순탄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두타자 전준우는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간단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런데 이후 레이예스를 상대하면서 제구가 흔들렸다. 150km대 패스트볼을 연거푸 던졌지만 스트라이크 존을 모두 벗어났다. 후속 나승엽을 상대로도 첫 3개의 공이 모두 볼이 됐다. 7구 연속 볼. 4구째 스트라이크를 겨우 잡았지만 다시 볼을 던졌다. 두 타자 연속 볼넷.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올 시즌 처음으로 2명 이상의 주자가 쌓였다.
사직구장의 분위기가 고조됐다. 타석에는 이날 질 좋은 타구들로 3안타를 뽑아낸 윤동희가 타석에 들어섰다. 시범경기 맞대결에서는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김서현은 일단 초구 137km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수싸움에서 승리. 그러나 이후 슬라이더 2개가 또 볼이 됐다. 김서현이 코너에 몰렸다. 하지만 김서현은 꿋꿋하게 극복하려고 했다. 137km 슬라이더를 하나 더 던졌고 윤동희의 배트를 이끌어냈다. 몸쪽으로 약간 몰렸지만 빗맞았고 3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5-4-3의 병살타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평균자책점 0의 클로저 신화는 이어질 수 있었다. 시즌 6세이브 째를 수확했다.
위기를 겪으면서 김서현은 다시 한 번 성장했다. 그래도 동료들은 믿고 있었다. 이날 선발 등판한 라이언 와이스는 “사실 병살타로 위기를 극복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막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김서현이 왜 우리 팀의 마무리 보직을 받았는지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며 “오늘 그 이유를 증명했고, 나 뿐만 아니라 김서현이 마무리로 올라올 때 항상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마무리 투수였던 주현상의 구위 회복이 늦어지면서 대신 마무리 투수 자리를 맡게 된 김서현이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보직 변경에도 김서현은 꿋꿋하게, 그리고 대범하게 마무리 투수의 부담과 숙명을 짊어지며 성장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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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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