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류독감, 포유류에 퍼지도록 진화중…인간 전이 땐 '팬데믹' 우려

24일 학계에 따르면 건국대 이동훈 수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2024~2025년 동절기에 국내 야생조류에서 발견된 H5N1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포유류 감염이 용이해지는 36개의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됐다. 이 AI 바이러스에 포유류가 노출되면 감염될 위험이 더 크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유전자 분석 결과 현재 국내에서 유행 중인 AI 바이러스는 포유류 감염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로 판단된다”며 “미국에서도 올해 초 유사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로 인해 기저질환자가 사망한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기저질환자가 노출될 경우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투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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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세계 첫 양 감염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건 인간과 접촉이 많은 가축이 AI에 전염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영국의 한 농장에서 세계 최초로 양의 H5N1 감염 사례가 발견됐다. 해당 농장에는 양과 가금류 무리가 함께 지내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젖소를 중심으로 AI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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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젖소→인간 전파 사례 급증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AI가 다음 팬데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제임스 로러 미 네브래스카대 글로벌보건안전센터 소장은 뉴욕타임스에 “AI 바이러스가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에 더 널리 퍼질수록 돌연변이가 생겨 사람에게 감염을 잘 일으키는 형태로 변할 위험이 크다”며“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도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이 AI 인체 감염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지금 보고된 사례를 보면 언제라도 AI 인체 감염과 대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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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4월 발생 “인체 감염 선제적 대응”
이에 환경부는 통상 3월까지 진행하던 철새 조사를 이달까지 연장하는 등 AI 예찰을 강화했다. 황의정 환경부 야생동물 질병관리팀장은 “주요 철새 도래지에서 분변이나 폐사체를 수거해 AI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유행 시기가 길어진 건) 기후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전문가와 함께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종간의 장벽을 넘고 있는 조류독감에 대응하려면 부처 간 협력과 함께 국가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교수는 “환경부는 야생동물 AI 예찰과 연구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며, 질병관리청도 인체 감염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및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천권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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