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빅텐트 단일화…국힘선 "한덕수, 29일~5월3일 결단할 것"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5.04.22.](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24/c5335710-9bfd-4ec4-b40e-cf16ca7529d6.jpg)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출렁이고 있다. ‘한덕수 차출론’을 놓고 입장이 엇갈리던 국민의힘 대선 주자 4인(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이 한 대행의 출마를 전제로 한 ‘빅텐트 단일화’에 찬성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어서다.
2차 경선 진출자 4인이 확정된 다음날인 23일 밤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 “한덕수 대행께서 권한대행을 사퇴하고 출마 하신다면 제가 후보가 되더라도 반(反)이재명 빅텐트 단일화 협상의 길은 열어 놓겠다”며 “중범죄자가 우리나라를 통치하는 그런 불상사를 막는 길이 그것이라면 무엇이라도 하겠다”고 적었다.
당초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홍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행에 대한 문제는 고려의 대상 자체에 넣지 않는다”며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도 정신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빅텐트를 치려면 가장 중요한 사람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라고 했다.
한 후보도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행은 관세 전쟁 상황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집중하고 계시고, 그래야 한다”며 한 대행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 캠프 특보단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한덕수 차출론’에 대해 “삼류 기획, 자해성 기획, 오히려 이재명을 도와주는 기획”이라며 “한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면 더더욱 못 나올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한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밤 중앙일보에 “국정 공백 등을 고려하면 한 대행 출마가 적절한지 의문”이라면서도 “결국 지지율이 깡패 아닌가. 한 대행이 출마해서 유의미한 지지율이 유지된다면 단일화 고려를 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 본인의 입장까지 바뀐 건 아니지만 캠프 내부적으론 단일화를 불가피한 선택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당초 이날 낮까지만 해도 당내에선 “대선 경선이 ‘찬탄(탄핵 찬성) 대 반탄(탄핵 반대)’이 아닌 ‘찬덕수(한덕수 단일화 찬성) 대 반덕수(한덕수 단일화 반대)’ 구도가 되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었다. 김·안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제시한 반면 한·홍 후보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까닭이다.
한 대행과 연대 및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건 김 후보다. 김 후보 캠프 미디어총괄본부장인 김재원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대선 후보가 됐다고 하더라도 또 보수 진영에서 누가 나온다면 먼저 단일화를 해서 함께 가자고 할 것”이라며 “(한 대행도) 나오시라. 나오시면 우리가 단일화 제안을 해서 함께 가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일찌감치 캠프 구성부터 사실상 ‘반이재명 빅텐트’를 염두에 뒀다는 평가다. 앞서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작성했던 박수영 의원이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으로 합류했고, 이날 윤상현 의원이 캠프에 합류했다. 윤 의원은 지난 8일 한 대행을 직접 찾아 대선 출마를 권유했다.
안철수 후보도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른 생각들은 달라도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그 생각 하나만 같으면 무조건 우리 편이라고 해서 우리 편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한 대행 출마 가능성을 “9%”로 낮게 제시하면서도 “민주당은 이 후보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모습인데, (국민의힘은) 각 분야 전문가가 모두 모여서 제대로 국정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게 더 경쟁력 있고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4강 주자의 입장이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쏠린 건 한 대행의 행보가 점차 대선 출마로 기우는 듯한 모양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누가 유력 후보로 결론 나는 지도 한 대행 출마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올 정도로 국민의힘 경선과 한 대행 출마를 연동해서 보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 상당수가 한 대행 출마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반대하는 후보가 경선에서 불리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여전히 4강 주자의 캠프에 들어가거나 지지 선언을 하는 대신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데 섣불리 누구를 지지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4월 29일 이후, 5월 3일 이전에 한 대행이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4월 29일은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 4명 가운데 결선(3차 경선)에 진출할 2명이 결정되는 날이다. 4명 중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음달 1~2일 1·2위 후보자에 대한 결선투표를 통해 3일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한 재선 의원은 “당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되면 그때부터 ‘보수 빅텐트’를 누가 칠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라며 “그 시점에 한 대행이 결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대행과 소통해 온 다른 의원도 “결단한다면 시점은 다음주”라고 전망했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은 5월 4일로, “그 전 마지막 국무회의가 열리는 29일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출마 의사를 밝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성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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