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맥주, 내수 부진에 트럼프 관세 이중고
음주 줄어드는 추세…캔맥주엔 알루미늄 관세까지 25%
음주 줄어드는 추세…캔맥주엔 알루미늄 관세까지 25%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맥주산업이 갈수록 술을 덜 마시는 추세에 더해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맥주의 날'인 이날 연방통계청이 발표한 맥주산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에서 판매된 맥주는 67억9천300만L로 2014년 80억600만L에서 15.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맥주 수출량도 15억4천500만L에서 14억5천200만L로 6.0% 줄었다.
독일은 맥주의 본고장을 자처하지만 정작 건강을 챙기는 독일인들이 점차 술을 멀리하면서 맥주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맥주 양조장 수는 2019년 1천662개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1천459개까지 줄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수출도 타격을 받았다. 이달 초부터 모든 나라 수입품에 보편관세 10%가 적용된 데다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20%가 90일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7월부터 추가될 수 있다.
로저 베그너 맥주수출협회 대표는 캔에 담은 맥주의 경우 알루미늄 제품 관세 25%가 더 붙었다고 dpa통신에 전했다.
러시아도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독일 맥주를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비우호국 맥주에 부과하는 관세를 L당 0.04유로에서 0.1유로로 인상했다. 독일 매체들은 러시아가 맥주 관세를 L당 1유로로 더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맥주시장 불황은 갈수록 깊어지는 분위기다. 올해 2월 국내외 판매량은 5억2천700만L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8% 급감했다. 맥주 전문가 니클라스 오터는 "500mL 기준으로 1억1천500만 잔을 덜 마신 셈"이라며 "독일 맥주산업을 구하려면 (더위가) 엄청난 여름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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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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