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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가 기가 막혀…‘성장 기여도’ 0.1%P로 10개국 중 꼴찌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두 개의 축 가운데 하나인 내수가 무너져내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 경제가 성장하는 데 내수가 기여한 정도는 주요 10개국 가운데 꼴찌였다. 전체 경제 규모에서 내수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이었다. 나머지 경제 축인 수출까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흔들리면서 경기 침체 경보음이 한층 커졌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1%포인트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2%인데, 이 중 내수가 0.1%포인트 만큼만 성장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의미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최근 4년간 점점 낮아졌다. 2021년 4.1%포인트, 2022년 2.7%포인트, 2023년 1.4%포인트였다. 같은 기간 성장률도 4.6%, 2.7%, 1.4%로 부진했다. 소비 한파에 건설·설비투자까지 둔화한 영향이다. 윤석열 정부가 재정 긴축을 내세우며 씀씀이를 줄인 여파도 있다.

신재민 기자
주요국에 비해서도 한국의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낮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OECD 자료를 보면 경제 규모 상위 20개국 가운데 지난해 연간 성장률과 부문별 지출 기여도가 공개된 10개국의 내수 기여도는 평균 1.6%포인트다. 한국은 0.1%포인트로 10개국 중 가장 낮았다.

인도네시아가 5.5%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스페인(2.8%포인트), 영국(2.4%포인트), 스위스(1.7%포인트), 캐나다(1.5%포인트) 등 순이었다. 다만 이 통계에서 미국·중국·일본 같은 경제 대국은 빠졌다.

반대로 한국의 순수출(수출-수입) 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1.9%포인트로 10개국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한국 경제가 그나마 2% ‘턱걸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수출 덕분이란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인 점을 고려해야겠지만, 한국과 (수출 중심 경제란 점이) 비슷한 독일보다도 내수 기여도가 낮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내수 회복이 더딘 가운데 무역 갈등 여파로 수출마저 위태롭다. 실제 관세청이 잠정 집계한 이달 1~20일 수출액은 339억 달러(약 48조3000억원)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2% 줄었다. 올해 한국 경제가 1% 안팎 성장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전망(국제통화기금 등)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도 ‘내수 소비 추세 및 국제 비교 연구’ 결과 보고서를 통해 비슷한 문제를 지적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GDP 중 내수 소비 비중은 49.9%다. 경제 규모가 1조 달러 이상인 OECD 주요 12개국 가운데 11위에 머물렀다. OECD 전체 38개국으로 확대해도 28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한국의 소비 성장률은 경제 위기 때마다 ‘계단식 하락’을 거듭했다. 1998년부터 1996년까지 연평균 9.1%이었던 소비 성장률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고 4.5%로 급락했다. 2003년 카드대란 사태 이후 3.1%,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4%로 떨어졌다. 2020년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1.2%까지 둔화했다.

이런 내수 부진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고령화,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 산업 구조 변화 등 중장기 요인이 누적된 결과라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단기적 처방만으로는 소비 둔화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어렵다”며 “미래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국내 경제의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희.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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