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車업체들 '中맞춤 신차' 대거 공개…무역전쟁속 中에 구애(종합)
상하이모터쇼서 벤츠·도요타 등 신형 전기차 첫선…BMW는 "신차에 딥시크 통합" BYD는 대중형·고급형 모두 공략…지리·니오 등 中업체들 강세 속 신차 100여종
상하이모터쇼서 벤츠·도요타 등 신형 전기차 첫선…BMW는 "신차에 딥시크 통합"
BYD는 대중형·고급형 모두 공략…지리·니오 등 中업체들 강세 속 신차 100여종
(상하이=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對)중국 경제·무역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23일 개막한 상하이모터쇼에서 세계 각국 자동차업체들이 신형 전기차 모델을 잇따라 선보이며 중국 시장에 앞다퉈 '러브콜'을 보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상하이모터쇼 개막 전날인 지난 22일 순수 전기차 CLA 롱휠베이스의 '중국 현지화 버전'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측은 실제 도로 테스트에서 도시 고속도로와 지하 주차장을 포함한 L2++급 보조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스마트 드라이빙 모듈이 벤츠 중국팀 주도로 개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형 CLA에는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의 인공지능(AI) 모델 '더우바오'가 탑재되는 등 '중국 기술'과 접촉면도 늘었다.
벤츠는 서방 기업이면서도 중국 시장에 각별히 신경을 써온 곳으로 꼽힌다.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 조사로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유럽-중국 간 무역 갈등에서 '화해'를 강조해왔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에 무역 압박을 가속하는 가운데도 올라 켈레니우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최한 글로벌 CEO 회동에 직접 참석하며 중국 장기 투자 의지를 분명히 했다.
켈레니우스 CEO는 이날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 인터뷰에서 신형 CLA를 사례로 들며 "중국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시장 접근성 때문만이 아니라 기술과 혁신 때문"이라며 중국의 기술 역량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일본 도요타는 이날 중국용 순수 전기 세단 '보즈(BZ)-7'을 공개했다.
전장 5m가 넘는 BZ-7은 도요타 고급 자동차 가운데 중국 화웨이의 훙멍 OS 시스템을 채택한 첫 제품으로 중국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또 광저우자동차그룹 산하 여러 업체가 연구·개발에 참여해 중국 색채를 가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전시장에서는 BMW CEO가 직접 중국 AI 모델 딥시크(DeepSeek) 채택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리버 집세 BMW CEO는 이날 발표회에서 "AI의 중대한 발전이 이곳(중국)에서 벌어지고 있고, 우리는 우리의 중국 자동차 안에 AI를 통합할 수 있도록 AI 협력 파트너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올해 말부터 딥시크의 AI를 우리 중국 신차에 통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상하이에서 사상 첫 중국 전용 전기차 '일렉시오'를 사전 발표한 현대자동차까지 더하면 미국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 전쟁에도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행보는 더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럽 등 주요 자동차시장의 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중국 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업체로 떠오른 비야디(BYD)는 이날 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다이너스티-D'(왕조 시리즈)와 '오션-S'(해양 시리즈) 콘셉트카, 수억원대 고급 SUV 신모델인 '양왕 U8L'을 발표했다.
다른 업체들보다 서너배 넓은 공간을 마련했지만 중국 및 해외 취재진과 인플루언서 등 수백명이 몰리면서 전시장은 발표회 시작 1시간 전부터 붐볐다. BYD는 자율주행 보조시스템 '톈선즈옌'(天神之眼) 등의 보급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국내 100만대, 해외 21만대 판매 기록을 올렸다고 밝혔다.
BYD와 함께 중국 자동차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지리자동차 역시 한국 진출을 선언한 지커를 비롯해 링크, 갤럭시 등 산하 브랜드 신차들을 모터쇼에 참가시켰다. 지커는 도시형 자율주행(NOA·Navigate on Autopilot) 기능과 자동 주차 등 기능을 탑재한 고급 SUV 9X를 선보였고, 갤럭시도 하이브리드 세단 싱후이8을 공개했다.
또 중국 업체 니오는 전기 세단 ET9, 니오의 보급형 전기차 자회사 파이어플라이는 11만∼12만위안(약 2천100만∼2천300만원)짜리 신제품을 내놨다.
광저우자동차 산하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온은 '중국의 카카오택시' 디디추싱과 함께 세계 첫 전면 적응형 L4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두 업체는 내년 대규모 운영에 들어간 뒤 2027년부터 개인 사용자용 차량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근 자율주행 도중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논란에 휩싸인 샤오미는 이번 모터쇼에 SU7 맥스와 울트라 등 시리즈를 모두 보냈으나 별도 설명회는 열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샤오미가 이번 모터쇼에서 차세대 전기 SUV YU7를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출시 자체가 미뤄진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으나 샤오미 측은 출시일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회로 꼽히는 상하이모터쇼는 이날부터 내달 2일까지 상하이 국가전시컨벤션센터 내 36만㎡ 규모 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26개 국가·지역의 1천개 가까운 업체가 참여하고, 100종이 넘는 신차가 공개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성조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