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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종] 우크라전 소용돌이에 때론 논란된 '평화주의'

러 침공 직후 이례적으로 교황청 주재 러 대사관 직접 방문 '나토, 러 침공 유발' 암시…젤렌스키 향해 "백기 들 용기"

[교황 선종] 우크라전 소용돌이에 때론 논란된 '평화주의'
러 침공 직후 이례적으로 교황청 주재 러 대사관 직접 방문
'나토, 러 침공 유발' 암시…젤렌스키 향해 "백기 들 용기"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확고한 평화주의자로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끊임없이 호소했지만 그의 언행이 논란을 일으키곤 했다.
교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다음 날인 2022년 2월 25일 교황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전격 방문했다. 교황이 분쟁 중인 나라의 대사관을 직접 찾는 것은 외교 관례상 굉장히 이례적으로 통상 교황청 국무원이 대사를 부른다.
당시 교황청 대변인은 "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 위한 방문이었다"고 밝혔으나 교황이 직접 나선 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추측이 많았다.
교황은 이후 한 달 넘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러시아의 책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을 처음 비판한 건 전쟁 발발 한달여가 지난 그해 4월 2일이었다. 당시 교황은 "일부 강력한 통치자가 갈등을 일으키고 조장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철없고 파괴적인 침공"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그해 5월3일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와 인터뷰에서 교황은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나려고 모스크바에 갈 계획을 세웠으나 러시아 정부의 답을 받지 못했다며 키이우보다 먼저 모스크바에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교황의 방문을 고대하던 우크라이나 정부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같은 인터뷰에서 교황은 "러시아 문 앞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짖은 게 어쩌면 푸틴의 행동을 촉발했을 수 있다"며 나토가 전쟁을 유발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교황은 또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게 옳은지를 묻자 "잘 모르겠다"며 "무기 거래는 스캔들이며 이에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교황은 그해 9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세계·전통 종교지도자대회를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행위"라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면서도 교황은 침공국과 대화가 역겹더라도 러시아와 의사소통 창구를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마에 주재하는 한 외교관은 22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교황의 '대화'에 대한 이런 집념이 때로 상황뿐 아니라 인물에 대한 판단도 흐리게 했다고 말했다.
이 외교관은 "그는 푸틴의 행동 논리를 잘 이해하지 못했고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가 그를 도와 전쟁을 끝내려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지적했다.
교황의 '평화주의'는 간혹 오해를 살 발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교황은 지난해 3월 스위스 공영방송 RTS와 인터뷰에서 "상황을 보며 국민을 생각하고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당시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의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졌고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동맹국들에서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교황청이 '백기'가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적대 행위의 중단을 의미한다"고 수습해야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화와 협상으로 풀리길 염원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끝내 그 마무리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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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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