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종전협상 삐걱…美·우크라·유럽 외무회담 연기
'종전안에 크림반도 포기' 보도에 우크라 반발 美국무 불참, 장관→실무급으로 회담 격하
'종전안에 크림반도 포기' 보도에 우크라 반발
美국무 불참, 장관→실무급으로 회담 격하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측 종전안에 반대하면서 미국·우크라이나·유럽 3개국 외무장관 회담이 연기됐다.
23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이날 런던에서 예정됐던 외무장관 회담은 실무급 회의로 격하됐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외교장관간 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은 연기됐으며 실무진 회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우크라이나와 영국·프랑스·독일 외무장관들은 지난 17일 파리 회의에 이어 이날 런던에서 종전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루비오 장관은 참석을 취소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특사인 키스 켈로그가 참석하기로 했다. 위트코프 특사의 참석 여부는 불분명하다.
회담을 주재하는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이미 영국에 도착한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다자 외무장관 회담은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제시하는 종전안에 관한 언론 보도가 잇달아 나온 후 취소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측이 23일 런던 회담에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현재 전선을 동결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유럽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측이 17일 파리 회담에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공식 인정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배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전날인 22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헌법에 위배되기 때문"이라며 반발했다.
이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재의 전선을 유지하는 선에서 더 이상의 우크라이나 점령을 중단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재하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난항에 빠졌다는 해석도 잇따르고 있다.
NYT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는 데 얼마나 많은 진전이 있는지 의구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이중의 타격"이라며 "미국 협상단의 축소는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는 유럽의 노력에도 상징적 후퇴"라고 지적했다.
BBC 방송도 종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속도가 붙기는 했으나 그 노력이 어느 쪽을 향해 가고 있는지,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지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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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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