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트럼프 들른 '한미동맹 심장부'…출마설 한덕수도 찾았다

캠프 험프리스는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 첫 일정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찾았던 한·미 동맹의 심장부와 같은 곳이다. 기지 건설 비용에 92%를 한국이 부담해 양국 관계에 있어 한국의 역할을 상징하는 곳으로도 꼽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예정된 한·미 2+2 통상 협의’를 앞두고 한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의 중요성을 전달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 대행은 이날 양국 장병들을 만나 “저는 대한민국 예비역 육군 병장 군번 12168724번 한덕수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한 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등과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한 대행은 연합 대비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미 동맹이 지속 강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대행은 이어 지난 3월에 발생한 산불 진화 작업에 참여했던 한·미 장병 6명의 이름을 모두 언급하며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오후엔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등을 접견하고 “한·미 간 관세 등 경제협력 논의과 관련하여,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학계 차원에서도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총리실은 한 대행의 군부대 방문을 “오래전 계획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대선 출마에 대한 한 대행의 침묵이 길어지며, 이날 방문도 대선주자급 행보로 해석됐다. 한 대행은 최근 4대 그룹 총수를 소집해 트럼프 정부의 관세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영·호남에 위치한 대기업 공장을 시찰하는 등 통상과 민생, 안보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다.

총리실 내부에선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변수에서 상수가 되어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한 대행은 지난 22일 FT에 이은 또 다른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대선 관련 질문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고 한다. 한 총리실 참모는 “한 대행이 몇 주 전만 해도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고 했는데, 요즘엔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며 “한 대행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시민 단체와 적극적으로 거리를 두지 않는 것도 의외”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류도 읽힌다. 5월 3일 최종 결정되는 국민의힘 후보자로 한 대행과 단일화에 긍정적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오른다면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홍준표 후보와 한동훈 후보는 한 대행과의 단일화엔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박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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