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印과 상호관세 도장부터 찍으려는 美…"쟁점은 뒤로 미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우선 협상국’으로 꼽히는 일본·인도와의 상호관세 협상에서 포괄적인 합의를 우선 도출한 뒤 쟁점 사항은 추후로 논의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협상을 하는 모습 자체가 미국민과 기업들에게 성과로 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미국과 일본이 잠정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가장 큰 쟁점들은 뒤로 밀리고 있다”며 “양국이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9일부터 각국에 부과하려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동시다발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 초반부터 주요 교역국인 일본·인도와 큰 틀의 합의부터 서두른다면, 이는 요동치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관세폭탄’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을 달래는 게 우선 과제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인도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영국·호주와 함께 5대 최우선 협상국으로 꼽은 나라들이다.
폴리티코도 “백악관은 현재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압박에 놓여 있다”며 “세계 경제를 뒤흔든 무역 전쟁에서 정부가 ‘끝이 보이는 전략’을 갖고 있다는 점을 시장과 기업에 보여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3박 4일 일정으로 21일 인도를 찾은 JD 밴스 미 부통령은 당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체결한 양자 무역협정을 두고 “상당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에 450억 달러(약 64조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인도는 26%의 상호관세를 부과받았다.

컨설팅 업체 펜타그룹의 케빈 매든 수석파트너는 폴리티코에 “기업과 투자자들은 진전의 조짐을 찾고 있다”며 “만약 포괄적 합의라도 이뤄진다면 협상의 동력을 다시 확보하고 정치적으로 숨통을 틔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폴리티코는 “이런 접근 방식이 시장을 안정시키고 각국의 반발을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백악관은 같은 날 “이번주에만 미국 무역 협상팀이 총 34개국괴 회담한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 무역팀이 이번 주에만 34개국과 회의를 한다”며 “우리는 이런 거래가 미국 노동자와 미국민을 대표하여 이루어질 수 있도록 ‘트럼프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위문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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