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름 김정태…태극마크 단 레프스나이더 볼 수 있을까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외야수 로버트 레프스나이더(34·보스턴 레드삭스)가 메이저리그(MLB)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올 시즌 보스턴에서 백업 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상대 선발투수가 오른손일 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지만, 풀타임 주전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점점 눈에 띄는 활약을 하면서 팀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23일까지 올 시즌 9경기에서 타율 0.333에 OPS(출루율+장타율) 0.902를 기록했다. 백업 선수로는 충분히 훌륭한 성적이다.
레프스나이더의 활약은 한국 야구에도 희소식이다. 그에게는 '김정태'라는 한국 이름이 있다. 1991년 3월 26일 서울에서 태어났다가 5개월 만에 입양돼 한국을 떠났다. 미국에서 독일계 아버지와 아일랜드계 어머니 품에 안겨 든든한 사랑을 받으며 빅리거로 성장했다. 그런데도 레프스나이더는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던 2015년 미국 언론에 자신을 "한국에서 온 선수"라고 소개했다.

다만 레프스나이더는 양키스에서 MLB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다 2017시즌 중반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 됐다. 이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탬파베이 레이스를 거쳤고, 2020년에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해 주로 추신수의 교체 선수로 뛰었다. 2021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51경기에 출전한 뒤 2022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계약했다.
'저니맨' 생활에 지친 레프스나이더는 지난 시즌 한때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시즌에도 그라운드에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구단 프런트로 일하면 유니폼을 입지 않아도 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에도 수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가 데뷔 후 최고 시즌(93경기 타율 0.283, 홈런 11개, OPS 0.830)을 보내고 있었기에 더 뜻밖의 고백이었다. 그러나 보스턴이 올해 210만 달러의 구단 옵션을 실행하면서 레프스나이더도 현역 생활을 연장하게 됐다. 마음을 다잡은 그는 쏠쏠한 활약으로 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홈런 1위(8개)에 올라 있는 다저스의 토미 현수 에드먼도 2023년 WBC에서 외국 국적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 야구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는 한국 출신 이민자인 어머니 곽경아 씨와 미국인 아버지 존 에드먼 씨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주전 2루수였는데, 올해는 '스타군단' 다저스의 주축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현역 빅리거인 에드먼과 레프스나이더까지 동참한다면, 이보다 더 든든할 수 없다. 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올해 초 미국 방문 당시 이미 레프스나이더와 만나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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