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버린 토트넘에게 2패 선사한 노팅엄 감독, "그래도 거기 빅클럽이야"

[OSEN=이인환 기자] "운이 좋아서 이겼다".

토트넘 홋스 퍼는 2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PL 33라운드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에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최근 리그 7경기에서 단 1승(2무 4패)에 그쳤다. 승점 37점(11승 4무 18패)에 머문 토트넘은 16위까지 밀려났다. 이미 입스위치 타운과 레스터 시티, 사우스햄튼이 강등 확정되면서 잔류 싸움을 펼칠 일은 없지만, 17위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제 토트넘과 17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36)와 격차는 1점에 불과하다.

반면 노팅엄은 승점 60점으로 3위로 올라서며 뉴캐슬 유나이티드(승점 59)를 제쳤다. 이대로라면 1981년 이후 44년 만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도 가능하다. 1992년 PL 출범 이후로는 최초 역사가 된다.

4년 전 토트넘에서 쫓겨난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과 함께 역사를 쓰고 있는 노팅엄이다. 누누 감독은 2021년 여름 토트넘에 부임했지만, 최악의 부진 끝에 11월이 되자마자 경질됐다. 하지만 그는 노팅엄에선 단단한 수비와 효율적인 역습을 앞세워 엄청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토트넘은 시작부터 휘청였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엘리엇 앤더슨이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로드리고 벤탄쿠르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굴리엘모 비카리오 손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기세를 탄 노팅엄이 계속해서 몰아붙였다. 전반 10분 장신 공격수 크리스 우드가 앤더슨의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를 받아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간발의 차이로 우드의 어깨가 최종 수비 라인보다 앞서면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우드가 기어코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16분 프리킥을 짧게 처리한 뒤 안토니 엘랑가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감아 올렸다. 이를 우드가 높이 뛰어올라 헤더로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토트넘 홈 팬들이 자리한 관중석에선 탄식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토트넘 선수단은 태평했다. 오히려 함박웃음을 짓는 등 전혀 위기감 없는 모습이었다. 0-2로 끌려가고 있던 전반 32분 중계 카메라가 몸을 풀고 있는 토트넘 벤치 선수들을 화면에 담았다. 예상과 달리 매디슨과 존슨은 무언가 농담을 주고받으며 활짝 웃고 있었다. 둘은 뒤늦게 카메라를 의식하고 얼굴에서 웃음기를 뺐다.

노팅엄의 누누 산토스 감독에게는 복수전이었던 경기. 이날 승리로 노팅엄은 PL 3위에 오르면서 토트넘과 승점 차이를 23점까지 벌렸다. 여기에 토트넘 상대로 시즌 2승으로 '더블'을 달성했다. 당연히 누누 감독에게 자신을 버린 토트넘을 상대로 증명한 기분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누누 감독은 해당 질문에 대해서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토트넘을 맡았던 것에 대해서 영광이었다. 그 팀은 빅클럽이다. 그들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기원한다"라면서 "이번 경기도 우리가 운이 좋았다. 토트넘이 잘했지만 수비가 잘 풀려서 이겼다"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