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에 ‘현재 전선 동결’ 제안…미점령지 영유권 주장 철회 의향”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지난 11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에게 ‘최전선 침공을 중단하고, 러시아에 병합된 4개 지역 중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일부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그간 종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네 개 지역 전부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던 것에서 처음으로 한발 물러선 것이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는 남동부 전선에서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일부를 점령한 뒤 이 4개 지역을 헌법상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고 발표했다.
FT는 이에 대해 “3년 전쟁 이래 러시아가 극단적 요구에서 물러설 수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시사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가 현 시점 기준 러시아 점령지를 무력으로 탈환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진격을 중단한다는 합의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도 미국이 지난주 우크라이나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평화 구상을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제안’으로 제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여기에는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미국이 법적으로 인정하고, 루한스크주 대부분과 도네츠크,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 일부에 대한 러시아의 점령을 실효적으로 인정해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와 대러 제재 완화, 미·러 경제협력 강화 등도 조건으로 담겼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 측 소식통은 악시오스에 미국의 제안 내용이 러시아 쪽으로 크게 치우쳐 있다면서 “러시아가 얻을 실질적 이익에 대해서는 매우 명확한 반면에, 우크라이나가 얻을 것에 대해서는 모호하고 일반론으로 말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볼로디미르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종전과 관련한 구체적 제안을 받은 것은 없다면서 “시그널이나 아이디어, 논의는 있었지만 공식 제안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대표단은 오는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회담에 참석해 평화 구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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