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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빈자의 교황…“장식없는 무덤에 이름만 쓰라” 유언

22일 명동대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오는 26일 바티칸에서 거행될 장례식에는 염수정 추기경과 이용훈 주교, 임민균 신부가 참석한다.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난 2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선 교황을 위한 묵주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의 발길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7시30분 열린 공식 추모 기도회가 끝난 뒤에도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지 못했고, 이들이 든 촛불로 인해 광장은 밤이 깊어질수록 빛났다. 수산나 알몬티(60)는 뉴욕타임스에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교황의 말씀은 항상 내 영혼을 울렸다. 그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일부는 광장 중앙의 대성당 발코니를 굳은 표정으로 바라봤다. 전날만 해도 교황은 이곳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여, 행복한 부활절을 기원한다”며 신도들을 축복했다. 마지막 인사였다. 더타임스는 “지난달 23일 퇴원한 교황은 최소 2개월은 휴식하라는 의료진 경고에도 외부 활동을 빠르게 재개했다”며 “부활절에 바티칸에 모였던 이들은 교황이 이번이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을 직감하고, 고통스러운 표정 속에서도 군중에게 꼭 직접 인사하기로 결심한 것처럼 느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이날 오후 8시 교황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입관식을 했다.

이날 분향소에서 조문하는 시민 모습.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교황의 관은 이전 교황들과 같이 삼나무관과 아연관·참나무관을 3중으로 쓰지 않고 아연으로 덧댄 목관 하나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소한 장례를 하자’는 그의 뜻에 따른 것이다. 교황의 시신도 이전엔 ‘카타팔케’라고 부르는 허리 높이의 단상에 안치됐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대한 장식 없이 개방형 관에 누운 채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교황의 유언도 공개됐다. 그는 “나는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내 유해가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되기를 청합니다”며 “무덤은 흙 속에 만들고, 특별한 장식 없이 소박하게, 그리고 묘비명은 그저 ‘프란치스코(Franciscus)’라고만 써주십시오”라고 했다.

김영옥 기자
그동안 선종한 교황 265명 중 140명 이상이 묻힌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을 택하지 않은 것이다. 바티칸이 아닌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되는 교황은 1669년 클레멘스 9세 이후 처음이다.

차준홍 기자
교황청은 교황의 장례식을 선종일로부터 5일이 지난 오는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6일 오후 5시)에 치른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전 세계 추기경과 각국 정상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이 대성당을 찾게 된다. 외교부도 조문단 파견을 검토 중이다. 교황의 관은 23일 오전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져 일반인의 조문을 받는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22일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 지하 성당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문에 앞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등과 인사하고 위로를 전한 한 대행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천주교회와 전 세계 신자들에게 깊은 영적 가르침과 믿음의 유산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이승호.박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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