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충전, 520㎞ 주행”…중국 기록, 중국이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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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속도 경쟁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CATL은 23일 개막하는 상하이모터쇼에 앞서 개최한 테크데이 행사에서 5분 충전으로 520㎞를 갈 수 있는 2세대 션싱 배터리를 공개했다. 션싱 배터리는 -10℃의 저온에서도 15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CATL은 일반적인 급속 충전 셀에 별도의 보조 배터리 팩을 결합해 성능과 주행거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을 뿐, 구체적인 기술을 밝히진 않았다. 앞서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지난달 1000볼트(V) 전압과 1000킬로와트(㎾) 출력의 메가와트(㎿)급 충전 시스템을 선보였다. 5분 충전으로 400㎞ 주행이 가능하다.
속도만 놓고 볼 때 중국 업체들의 충전 기술은 다른 업체를 압도한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E-GMP(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800V 초급속 충전 기술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등이 초고속 충전소를 이용하면 약 18분 충전으로 388㎞ 주행이 가능하다. 테슬라의 슈퍼차저는 최대 250㎾의 출력으로 15분 충전 시 약 320㎞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CATL과 BYD가 발표한 고속 충전 기술은 현대차와 테슬라의 급속 충전 속도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빠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달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5분 충전 기술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빠른 충전을 위해서는 구리 등 더 많은 소재가 들어가 배터리 가격이 올라가는데 비용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고출력 충전 기술이 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만족하려면 전력 수급과 인프라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며 “넘어야 할 기술적·제도적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초고속 충전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력망을 설치해야 하는 인프라 공사가 필수다. 기존 전기차 충전소를 활용하려 해도 짧은 시간에 많은 전기를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야 하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중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중국 전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는 320만개. BYD는 앞으로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충전소 4000개를 새롭게 짓겠다는 계획이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SK그룹의 전기차 충전 사업 SK일렉링크는 지난해 매출은 5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45억원에서 181억원으로 확대됐다. LG전자는 22일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접는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목하는 건 차세대 기술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폭발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고전압·고출력 구현이 가능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먼저 상용화 하는 업체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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