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HBM4 전쟁…반도체 빅3 ‘16단 쌓기 싸움’ 뜨겁다
━
차세대 반도체 시장 빅뱅

지난 16일 JEDEC은 “생성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고급 그래픽카드 등에 필수적인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다”며 HBM4 표준 규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HBM4의 최대 대역폭은 초당 2테라바이트(TB)로, HBM3E(1.2TB)보다 약 67% 향상됐다. 채널 수는 기존 16개에서 32개로 두 배 늘었다. 대역폭이 클수록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고, 채널 수가 많을수록 데이터 이동 통로가 늘어난다. 그래서 HBM4는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AI 연산에 더 최적화된 메모리 구조로 평가된다.

HBM3E 제품은 주로 12단이었지만, HBM4부터는 16단 적층이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AI 연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HBM4 제조사들이 출시 초기부터 16단 적층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적층 과정에서 D램 칩이 휘거나 발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TC 본더 장비의 기술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런데 최근 SK하이닉스가 TC 본더 시장 세계 1위인 한미반도체에서만 납품받다가, 한화세미텍을 공급사로 추가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한미반도체는 자사와 특허 소송 중인 경쟁사의 장비를 사용한 데 반발해 SK하이닉스에 상주하던 엔지니어 인력을 철수시키고 장비 가격 인상을 통보한 상태다. 한미반도체는 2017년에 업계 최초로 개발한 TC 본더의 ‘2개 모듈·4개 본딩 헤드’ 방식을 한화세미텍이 무단 활용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한미반도체가 과거 특허 분쟁으로 거래를 중단했던 삼성전자와 관계 회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와 동일한 공정 방식으로 HBM을 생산하는 마이크론에 이미 TC 본더를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한미 경영진이 마음 먹기 나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람([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