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선종] 中·홍콩 신자들 추모…홍콩교구·정교회 애도
[교황 선종] 中·홍콩 신자들 추모…홍콩교구·정교회 애도(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중국 본토의 신자들도 성당을 찾아 교황을 위한 기도와 미사를 올렸다.
22일 교황청 통신사 아젠지아 피데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교황의 선종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은 성당에 모여 묵주기도를 올리는 등 추모기도를 했다.
'난탕'(南堂)으로 불리는 베이징의 쉬안우먼 성당(宣武門天主堂) 성당이 속한 교구는 교황을 위한 미사를 올리기로 했다.
중국의 사제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애도 메시지를 올렸다.
한 사제는 교황이 부활절인 20일 전 세계에 전하는 축복과 강론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뜻) 내용을 언급하면서 "위대한 목자가 어제 축복을 내린 후 세상을 떠났다"고 적었다.
또 다른 사제는 "좋은 목자다. 그는 우리가 부활을 축하할 수 있도록 부활절 후에 떠나기를 택했다"는 글을 올렸다고 아젠지아 피데스는 전했다.
중국은 헌법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가톨릭은 중국 당국이 인정한 5개 종교(불교, 가톨릭, 개신교, 도교, 이슬람교) 중 하나이지만 실제 종교활동은 공산당 통제하에서만 허용되는 등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가톨릭은 교황의 권위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종교에 대한 외국 세력의 간섭을 용인하지 않는 중국 당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바티칸이 1951년 대만 정부를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자 단교를 선언한 중국은 1957년 관제단체인 '천주교애국회'를 만들어 교황청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성직자를 임명하고 애국회에 가입을 거부한 성직자를 구금하는 등 탄압해왔다.
중국 내 가톨릭 신자는 1천여만명 가운데 애국회에 속하지 않고 교황청을 따르는 '지하교회' 신자가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지하교회 신도를 합법적으로 보호하고 지하교회와 천주교애국회의 분열을 봉합하기 위해 즉위 후 중국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다.
홍콩에서도 가톨릭 신자의 발길이 성당으로 향했다. 홍콩은 광저우 관구 소속이지만 교황이 주교를 임명하는 등 실질적으로는 교황청 영향 아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센트럴 지역에 있는 성모 무염시태 대성당에서는 신자 10여명이 앉아서 기도하거나 묵상하는 모습이 보였으며 몇몇은 조용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홍콩의 천주교 교구와 정교회도 추모와 애도를 표했다.
SCMP에 따르면 천주교 홍콩교구는 전날 "초우 사우얀 추기경이 홍콩 교구와 신자를 대표해 평화롭게 주님께 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홍콩교구는 관내 신도 40만명이 교황에게 작별인사를 할 수 있도록 미사와 전례를 준비할 방침이여 자세한 내용은 추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홍콩 성공회의 수장인 앤드루 찬 홍콩 대주교도 SNS에 "가톨릭 신자는 물론 성공회 신자도 소중한 교황 성하를 잃었다. (그는) 하느님의 충성스러운 종이자 전 세계 기독교인에게 영감을 주는 지도자였으며 진정한 의미에서 전 그리스도인의 일치된 친구였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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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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