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시아 온라인 사기조직, 남미·아프리카·유럽까지 확장"
UNODC 보고서…"동남아 각국 단속에도 암처럼 세계로 퍼져"
UNODC 보고서…"동남아 각국 단속에도 암처럼 세계로 퍼져"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주로 동남아시아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던 온라인 사기 조직이 전 세계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2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지에서 기승을 부리던 온라인 사기 조직이 남미, 아프리카, 중동, 유럽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UNODC는 잠비아, 앙골라,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와 피지, 팔라우, 통가, 바누아투 등 태평양 섬나라를 언급했다.
UNODC 동남아·태평양 지역 책임자인 베네딕트 호프만은 "아시아 범죄 조직의 영역 확장은 새로운 사업 장소를 찾는 동시에 동남아에서 혼란이 지속될 위험에 대비한 조치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UNODC는 2023년 동아시아·동남아 국가에서 온라인 사기로 370억 달러(약 52조8천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피해가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온라인 범죄 조직들이 새로운 거점과 피해자를 찾는 동시에 불법 자금세탁을 위해 지평을 넓히고 있다며 "남미 마약 카르텔, 이탈리아 마피아, 아일랜드 마피아 등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되지 않고 익명으로 이뤄지는 불법 가상화폐 채굴이 범죄조직의 강력한 자금세탁 도구가 됐다고 UNODC는 덧붙였다.
주로 중국계 범죄조직이 쿠데타로 혼란에 빠져 사실상 무법지대가 된 미얀마 국경 지대 등에 작업장을 차리고 온라인 사기를 벌여왔다.
이들은 취업 사기나 인신매매 등으로 모은 인력을 감금하고 강제로 범죄에 가담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 압력으로 미얀마에서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지면서 사기 조직에 붙잡혀있던 외국인 수천 명이 풀려나기도 했다.
최근 나타나는 온라인 사기 조직의 영역 확대는 동남아 각국에서 단속이 강화되는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UNODC는 "사기 조직은 빠르게 적응하고 암처럼 퍼진다"며 "한 곳에서 잡아도 뿌리는 사라지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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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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