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구출, 중요한 목표 아냐" 이스라엘 극우 장관 발언 논란
인질 가족 "정부가 일부러 포기했나" 반발…정계 인사들도 비판 가세
인질 가족 "정부가 일부러 포기했나" 반발…정계 인사들도 비판 가세
(서울=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극우 성향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붙잡힌 자국 인질의 구출을 우선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에 휘말렸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스모트리히 장관은 21일(현지시간) 한 우파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니다"라며 "가자 지구를 점령하고 하마스를 파괴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동맹이 있는 지금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추방한 뒤 가자지구를 재점령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과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지 못한 이유는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의 압력과 인질 협상으로 전쟁을 끝내려던 요아브 갈란트 당시 국방장관 때문이었다고 주장하며 이제는 그런 '핑계'들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내각의 일부 인사를 포함한 정치인들은 스모트리히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초정통파 모세 가프니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인질 구출이 가장 중요한 주제"라며 스모트리히 장관과 다른 주장을 했다.
인질 가족들도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하마스를 상대로 추상적인 전쟁 목표인 '완전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인질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인질 가족을 대표하는 단체인 '인질·실종자 가족 포럼'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정부는 의도적으로 인질들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스모트리히) 장관이 국민에게 진실을 드러내 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 대사의 경우 스모트리치 장관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허커비 대사는 전날 자신의 엑스에 올린 영상 성명에서 "우리는 하마스가 합의에 서명할 것을 촉구한다"며 "그래야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 1천200명이 숨지고, 250여명이 납치되면서 촉발된 가자지구 전쟁은 현재까지 1년 반 넘게 이어지고 있다.
당시 납치된 인질 145명은 풀려나거나 구출됐지만 82명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WP는 전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인질 24명이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하마스 측은 사망한 인질 35명의 시신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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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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