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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종] 고국 아르헨 충격 속 애도 "정의를 위한 마지막 방패 사라졌다"

대성당에 시민들 추모 행렬…미처 준비못한 부의록 대신 공책에 추모글 "가장 낮은, 소외된 사람들 위해 헌신한 분"·"오늘 난 고아가 된 느낌"

[교황 선종] 고국 아르헨 충격 속 애도 "정의를 위한 마지막 방패 사라졌다"
대성당에 시민들 추모 행렬…미처 준비못한 부의록 대신 공책에 추모글
"가장 낮은, 소외된 사람들 위해 헌신한 분"·"오늘 난 고아가 된 느낌"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침에 교황 선종 소식을 알게 되었는데,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루랄 전시장으로 이동하는 택시에서 운전사 루벤(42)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이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일을 마치고 집에 가면 그때 서야 실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향인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은 대부분이 잠에서 깨서 월요일 일정을 시작하기 직전에 교황의 선종 소식을 알게 됐다.
많은 시민들은 교황의 급작스러운 선종 소식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선종 소식조차 모르고 있었다. 2번째로 탄 택시의 운전사는 교황 선종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 소식을 몰랐다면서 충격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오전 10시 반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성당에 도착하니 안팎으로 많은 취재진이 취재를 벌이고 있었다.
대성당 안에는 선종 소식을 듣고 온 사람들이 몰려들었으나 생각보다 그 숫자가 적어, 신도들조차 교황이 이렇게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시리라고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급작스러운 일이었다는 걸 방증하는 듯했다.
대성당 제단 앞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이 준비되어 있었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인듯 '정식' 부의록 대신 일반 공책이 놓여 있었다.
부의록에 긴 글을 남긴 타토 마린(26) 씨는 "그의 죽음은 슬프지만,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그의 감동적인 삶을 기리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지방에 사는 알레한드리나(40) 씨는 "바로 어제 이 대성당에 와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여기서 몇 번 미사를 집전하셨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가시다니 너무 충격적이다. 겸손하고 검소한 그의 행동은 가톨릭에서 멀어진 신도들을 다시 성당으로 돌아오게 했다"며 "교황님의 영면과 우리 가족 그리고 아르헨티나를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부의록 옆에 어린 아이 둘과 무릎을 꿇고 오랫동안 기도를 해 눈길을 끈 에르난(42) 씨는 이탈리아에 사는 친구들이 교황 선종 소식을 알려줘 새벽에 알게 됐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6세 쌍둥이 자녀 암바르와 후안과 같이 왔다는 그는 "건강이 안 좋으셔서 곧 이런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슬프다"면서 "'정의를 위한 마지막 방패'가 사라진 것 같아 더더욱 그렇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금방 오열할 것 같은 눈으로 제단을 바라보던 파블로(47) 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교황으로서 진정한 '하너님의 사람'으로 정말 존경했다. 그는 정말 솔직했고 겸손했고 헌신적이었으며,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며 "오늘 난 고아가 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황이 남기고 간 유산은 바로 소외된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며 사회정의를 위해 행동하라는 것이다"라면서 "그가 남긴 유산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 왔다" 덧붙였다.
대부분의 국민이 가톨릭 신자인 아르헨티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은 아르헨티나 국적을 가진 교황의 죽음보다는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평생 헌신한 진정한 '하나님의 성직자'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것으로 보였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면서 7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가톨릭 학교는 이날 하루 학교 문을 닫았으며, 아르헨티나 방송은 거의 모든 채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특집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아르헨티나 매체 인포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장례식 일정이 나오는 대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교황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바티칸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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