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90%는 오해가 발단"…100여건 처리한 전담교사의 충고

학교폭력 현실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023년 3월~2024년 2월까지 전국 초중고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총 6만 1445건으로 11년만 최고치를 기록했다. 딥페이크를 이용해 음란물을 만들거나 텔레그램에 ‘지인능욕방’을 운영하는 등 신종 학교폭력까지 발생하면서 현장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사소한 다툼이 학교폭력으로 접수되는 순간부터 어른들 간 싸움으로 비화한다는 점이다.
김씨는 “처음 학교폭력을 접한 학부모들은 절차를 잘 몰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를 거칠 경우 무엇을 얻고, 잃을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며 “무작정 학교폭력 절차에 임했다가 후회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폭위에 들어가기 전 반성문과 직접 사과 의사를 밝히던 가해 학생이 막상 학폭위에선 입장을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학폭위 처분 중 하나가 반성문인데, 심의 절차에 돌입한 이상 처분이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반성문을 쓰는 게 가해 학생 입장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체감상 지난 5년간 처리한 학폭 사건 중 단순 오해로 비롯된 경우가 90%일 정도로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지난해 도입한 학폭전담조사관 제도에 대해선 조사관이 여러 학교를 맡다보니 조사 시기가 늦춰질 수 있어 사태 해결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김씨는 학교폭력 전담교사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순간으로 아이들 간 오해를 푼 경우를 꼽았다. 그는 대부분의 갈등이 오해에서 비롯된다며 “학생들에게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도 사건이 잘 해결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혜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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