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뜨거운 콩'…웃는 브라질?
"中, 트럼프 취임 직전 미국산 대두 예약구매 중단"
"中, 트럼프 취임 직전 미국산 대두 예약구매 중단"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날로 격화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서 대두(콩)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대두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의 중심에 서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2천700만톤(t)이 넘는 대두(128억달러·약 18조원)를 중국에 수출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두 수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갔다.
하지만 지난 2주 동안 미국과 중국이 서로 폭탄 관세를 쏟아부으면서 미국 농가의 대두 수출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25%까지 올린 상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농무부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 1월 중순부터 미국산 대두와 옥수수 예약 구매를 중단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미국 농가 등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봤다.
중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과 무역 전쟁을 치른 이후 대두 수입에서 미국산 비중을 낮춰왔다.
중국의 전체 대두 수입량 중 미국산 비중은 2017년 40% 정도였으나, 지난해는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중국은 그 대신 브라질산 비중을 2017년 약 50%에서 지난해 70% 정도로 늘렸다.
브라질 대두 생산자 협회 관계자는 이달 초순에 1주일간 적어도 240만t을 중국 측과 계약했다고 닛케이에 말했다.
NYT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중 무역 전쟁으로 브라질 대두 농가들이 수혜를 입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이번 관세 전쟁은 미국 대두 농가와 대두를 소비하는 중국의 닭·돼지 사육 농가에는 나쁜 소식이지만 브라질에는 좋은 소식일 수 있다고 짚었다.
아르헨티나 대두 농가도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대두 생산량에서 브라질(40%)과 아르헨티나(12%)가 차지하는 비중은 52%에 이른다. 미국의 비중은 28%다.
브라질 최대 대두 생산지인 마투그로수의 한 대두업체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서 대두를 수입할 수 없게 되면 브라질에서 더 많이 수입해야 할 것이라면서 "브라질에서 더 많이 수입하려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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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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