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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발급 7년 만에 줄고 이용액 둔화...내수 회복 지연 우려

셔터스톡
국내 대기업 A사는 올해 대외 활동이 비교적 많지 않은 부서의 법인카드 한도를 지난해 대비 20% 줄였다. 부동산 침체 타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형 건설사의 상당수도 법인카드 한도를 10~20% 축소했다.

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법인카드 신규 발급이 줄고 이용액도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역성장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사용 가능한 법인 신용카드 장수는 1162만7000장이다. 지난해 12월(1164만9000장)보다 2만2000장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6월(-1만2000장) 이후 약 7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1월 기준 감소한 건 신용카드 대란 당시인 2004년 1월(-16만장)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법인 신용카드는 통상 사업자등록번호를 가진 법인 명의로 발급되는 카드를 말한다. 법인 통장 계좌와 연동해 결제금액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다. 법인 신용카드 발급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기업들이 경기 악화 등을 우려해 비용 절감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삼성ㆍ신한ㆍ현대ㆍKB국민ㆍ하나ㆍ롯데ㆍ우리ㆍBC)의 1분기(1~3월) 법인카드 신규 발급 건수는 6만6000건으로 전년 동기(6만8000건) 대비 줄었다. 반면 해지 건수는 7만6000건으로 1년 전(4만8000건)과 견줘 1.6배 증가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경제위기에 대한 기업의 우려가 커지면서 법인카드 영업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카드 이용액이 늘어나는 속도도 둔화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기준 국내 9개 카드사(전업+NH농협)의 법인카드 이용액(세금ㆍ구매전용 제외)은 38조29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율(5.58%)보다 낮다.

실제 기업들이 처한 대내외 여건은 악화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1.4포인트 하락한 85.9로,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0년 9월(8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ㆍ건설업을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월 건설기성은 -21%로 전월(-27.4%)에 이어 큰 폭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1%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 여기에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 이후 수출 기업 타격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신규 채용도 줄이기 시작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1월 국내 50인 이상 기업 50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96.9%가 ‘올해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 100인 이상 기업 500개사 가운데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0.8%에 그쳤다. 2022년 72.0%, 2023년 69.8%, 2024년 66.8%에서는 올해는 더 떨어졌다. 신규 채용 계획이 있더라도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은 13.8%에 그쳤다.

일각에선 법인카드 이용액 둔화 흐름이 지속할 경우 내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법인카드 한도를 줄이면 주변 상권 등 타격을 입으면서 내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경기 부양을 위해선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추가경정예산의 효과를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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