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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종] 성소수자 포용한 교황, 가톨릭 개혁에도 족적 남겨

"성전환자도 하느님의 자녀"…"신은 남녀 동등하게 창조" 여성·난민 문제에도 목소리…성직자 성범죄 처벌 명문화

[교황 선종] 성소수자 포용한 교황, 가톨릭 개혁에도 족적 남겨
"성전환자도 하느님의 자녀"…"신은 남녀 동등하게 창조"
여성·난민 문제에도 목소리…성직자 성범죄 처벌 명문화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회적 소수자를 포용하고 교계의 권위적 관행에서 탈피하기 위해 개혁적 목소리를 내왔다.
이런 행보로 가톨릭계 내부에선 보수파·개혁파 간 균열상이 드러났지만 세상에 맞게 교회가 변화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는 엄격한 교리 탓에 좁아진 교회의 문을 더 많은 신자에게 열어줬다는 평을 낳기도 했다.
가톨릭 교회에선 동성애를 비롯한 성소수자 및 낙태 문제, 이혼 후 재혼자에 대한 성체성사 허용, 성직자의 독신 의무, 불법 이민 문제 등 교계 내부에서도 확연히 관점이 갈리는 쟁점들이 산재해 있었다.
최초의 남미 출신이자 예수회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가톨릭계에서 포용과 개혁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동성애 신자를 인정할지를 두고 교황이 즉위 직후 "내가 누구를 단죄하리오"라고 말한 대목은 그의 개혁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동성애자의 인간적 권리가 침해돼선 안 되며 인권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는 성소수자 사회에 희망을 심어줬다.
그는 2023년 8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성전환자도 다 같은 하느님의 자녀"라고 말하는 등 개혁적 시각을 잃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틴어로 진행되는 전통 미사 집전을 제한하기도 했다. 신자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메시지였지만 가톨릭계 보수파에선 "야만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교리를 지키는 데 투철했던 전임자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과 대비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은 보수파와 개혁파의 균열을 부추기기도 했다.
보수파는 교회에 맞게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보지만, 개혁파는 세상에 맞게 교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여성의 지위 역시 진영 내 시각차가 크다. 대체로 여성의 역할을 두고 보수적 시각이 많던 가톨릭계 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재정 감독 부문에 여성 5명을 임명하는 등 교계 내 지위 향상과 보편적 여성 인권 문제에 관심을 뒀다.
그는 2022년 11월 중동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이란 여성들의 반정부 시위에 대해 언급하며 "신은 남녀를 동등하게 창조했다"며 "여성에게 충분한 역할을 부여하지 않는 사회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난민 대량 유입으로 유럽 내 반난민 감정이 높아지던 상황에서도 줄곧 관대한 입장을 견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각국이 이민자를 방치해선 안 되며 유럽연합(EU) 각국이 책임을 분담해 이들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냈다.
가톨릭계에 은폐돼 있던 사제의 아동 성폭력 문제를 놓고도 개혁적 태도를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지구상에서 제거돼야 할 범죄에 대한 "총력전"을 촉구하며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을 바티칸으로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했다.
교황청은 2021년 6월 미성년자 성범죄를 저지른 성직자 처벌을 명문화하는 등 38년 만에 교회법을 개정했다.
다만 여성의 출산과 낙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전통주의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교황은 지난해 9월 순방 기간에 "낙태 수술을 수행하는 의사는 살인 청부업자"라고 언급했고, 같은 달 벨기에 가톨릭대학인 루뱅대 설립 600주년 기념식에서는 "여성성은 출산을 받아들이고 생명을 주는 헌신을 가리킨다"라고 말한 바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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