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의 나라' 사우디, 에너지 보조금 삭감에 태양광 뜬다
태양광패널 가격하락, 정부의 지속가능정책 추진 등도 영향
태양광패널 가격하락, 정부의 지속가능정책 추진 등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눈길을 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 정부의 전력 보조금 삭감 이후 현지 대형 사업체들이 에너지 비용 절감 차원에서 태양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최근 몇달 간 물류부터 소매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의 상당수 업체들이 사업체에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며, 이런 분위기에는 태양광 패널의 가격 하락, 정부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목표 설정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의 절반을 친환경 에너지원에서 충당하고, 2060년까지는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태양광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린 주된 동인은 뭐니뭐니 해도 2018년 시작된 에너지 보조금의 단계적 축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산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대규모 재생 에너지 사업을 도입하는 한편 에너지 보조금을 줄여나가는 광범위한 경제 구조 개혁을 추진 중이다.
이 여파로 지난해 사우디에서는 경유 가격이 44%나 뛰어 오르는 등 화석 연료 비용은 증가한 반면 값싼 중국산 태양광 모듈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업체들도 비용 절감 차원에서 태양광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료 업체인 파키케어그룹의 경우 병원 건물들이 빼곡한 사우디 수도 제다의 고층 주차장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지난해 17만 사우디리얄(약 6천500만원)의 전기요금을 아꼈다.
이 회사의 마젠 파키 회장은 "우리는 태양광에 투자했고, 실제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우리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여전히 태양광은 싸지 않고 자본 투자는 크다는 점에서 비용 절감분이 미미하지만 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것은 장기 투자이고 완전한 투자 수익을 보려면 20∼30년은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초기 결과에 고무됐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한편, 이케아나 제약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같은 다국적 기업과 제휴한 사우디 회사들의 경우 모기업의 친환경에너지 장려 기조에 따라 태양광 패널 설치에 가세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또한, 서방 시장과 밀접히 연계된 물류·교통 업체들 역시 지속가능 목표에 대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태양광 설치에 나서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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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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