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포스트시즌 오심 논란으로 얼룩…"중증오심센터" 비꼰 팬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20일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에서 수원 KT에 76-78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가스공사는 시리즈 2승3패로 4강 PO 진출을 눈앞에서 놓쳤다. 평소 점잖기로 유명한 한국가스공사의 강혁 감독은 경기 뒤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에서 나온 석연찮은 심판 판정 때문이다.
한국가스공사가 62-55로 앞서던 3쿼터 1분여를 남기고 KT 조엘 카굴랑안이 한국가스공사 샘조세프 벨란겔의 압박 수비에 막혀 놓친 공이 하프라인을 넘어 뒤쪽으로 흘렀다. 그 순간 심판이 카굴랑안의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이라고 판단해 휘슬을 불었다. 하지만 실제론 카굴랑안이 넘어간 공을 다시 잡지 않아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도 벨란겔이 파울을 범한 것도 아니었다.
공을 잡은 벨란겔은 휘슬이 울린 가운데서도 속공 시도해 레이업 슛으로 득점했는데, 이번엔 다른 심판 재차 경기를 중단시켰다. 양팀 선수단은 모두 혼란에 빠졌다. 당신 중계 방송 해설진은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이 아니다. (벨란겔의) 득점으로 인정해야 한다. 카굴랑안이 공을 잡아어야 사이드 아웃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엉뚱한 휘슬로 한국가스공사는 KT와 격차를 벌릴 기회를 날린 것이다. 심판진은 사후 판정을 정정하고 가스공사의 공격으로 경기를 재개했다. 결국 한국가스공사는 역전을 허용해 패했다.
강혁 감독은 경기 후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 판정은) 굉장히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떤 기준이 분명히 있겠지만 명경기였는데, 결과적으로 승패가 바뀌었다. 내가 초짜 감독이라서 그런가 싶어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한국농구연맹(KBL)에서도 심판이 넘어간 카굴랑안의 다리에 볼이 맞았다고 착각했다며 오심 가능성을 인정했다.
오심 논란이 일어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벌어진 2차전에서 KT 허훈의 8초 바이얼레이션(8초 이내 상대 코트로 넘어가야 하는 규정) 오심이 있었고, KT 박준영의 거친 파울에 한국가스공사의 핵심 선수 만콕 마티앙이 다쳐 3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만콕 마티앙이 다친 장면은 비디오 판독 이후 일반 파울로 선언됐다. 온화한 성품의 강혁 감독은 3차전에서 한 차례 폭발했다. 강 감독은 벨란겔이 세 번째 파울을 당하자 강하게 항의했다. 2차전에서 나온 오심과 상대 반칙에 의한 선수의 부상 등 이전부터 쌓여 있던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강 감독은 2쿼터 5분 40초를 남기고 강한 항의로 두 차례 테크니컬 파울을 받아 퇴장당했다. 안양 정관장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또 다른 6강 PO 3차전에선 정관장의 김상식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받고 퇴장당했다. 김상식 감독은 현대모비스에 92-99로 패한 후 "그동안 많이 참았다. 대표 선수 시절부터 많은 경기를 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노골적으로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판정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오심 논란이 잦은 것에 대해선 KBL과 심판진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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