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지연…트럼프가 시진핑과 직접 대화 원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이 대화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직접 협상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일대일 대화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양국 간 무역 전쟁을 중단하려는 외교적 노력들이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표단이 베이징의 중국 당국자들과 접촉해 긴장 완화를 모색하는 방안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 주재 미국대사는 상원 인준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부임하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대화를 주도할 인사를 임명하지 않았고, 백악관 역시 주미중국대사관과의 대화 채널을 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공개석상에서 중국과의 협상 타결 가능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으나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단기간 내 해법 마련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라이언 하스는 "비공식 외교 채널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트럼프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랬듯이 시진핑 주석을 직접 상대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상 간 직접 대화만이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폴리티코는 양국이 신뢰할 수 있는 백악관 특사를 임명해 협상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설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사는 공식 정부 대표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과의 협상에서 보다 유연하고 솔직하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이후 고위급 회담에서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재계와 미중 전직 당국자들을 포함해 활용할 수 있는 비공식 채널은 많다"고 밝혔다.

한편 백악관 당국자는 백악관이 미중 간 대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을 부인했다. 브라이언 휴즈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참모와 고위 참모급에서 다양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으며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중국과) 대화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회담에 나설 경우 협상에서 불리해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정치적 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대일 대화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하스는 "중국은 젤렌스키 사건 이후 시 주석이 세계의 눈앞에서 창피당하거나 밀리거나 실패하는 합의의 일부가 될 위험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 회담에서 자신의 요구에 순응하지 않은 볼로디미르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공개석상에서 거칠게 면박한 뒤 회담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그를 백악관 밖으로 내보낸 바 있다.



이해준([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