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면 천식 된다, 알레르기 비염 완화시키는 생활습관 [Health&]

전문의 칼럼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꽃가루 등 알레르겐이 코점막 자극
축농증·중이염 등으로 번지기도

봄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 일상이 괴로운 시기다. 꽃가루가 날리고 황사가 심해질수록 콧물, 코막힘, 눈 가려움, 재채기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한 코막힘이 아니라 콧속 점막의 ‘염증’ 문제다.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황사 등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면역계가 과민 반응하면서 코점막을 자극해 증상이 악화하기 쉽다.

밤새 코가 막히면 수면 부족으로 만성피로, 우울감이 생길 수 있다. 인지 기능도 떨어진다. 코막힘 증상에 입을 벌리고 자면서 구강 건강까지 해칠수 있다. 부비동염(축농증)·중이염·결막염 등으로 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30%는 천식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 사용이 필수적이다. 강력한 항염증 작용으로 코막힘과 콧물은 물론 눈 가려움까지 줄이는 효과가 탁월하다. 먹는 스테로이드와 달리 전신 흡수가 적어 소아나 임산부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년간 꾸준히 써도 문제가 거의 없을 만큼 임상 경험도 축적돼 있다.

다만 제대로 된 효과를 보려면 증상이 없을 때도 꾸준히 뿌려야 한다. 증상이 심할 때만 간헐적으로 쓰면 염증이 다시 올라오기 쉽다. 매일 양치질을 하듯, 날마다 코점막을 관리해야 알레르기 비염을 완화할 수 있다. 하루아침에 콧물과 코막힘이 싹 사라지진 않지만, 며칠에서 몇 주간 지속해서 적용하면 잠 못들게 했던 코막힘이 서서히 개선된다. 필요에 따라 항히스타민제나 류코트리엔길항제 등을 병행하면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 관리도 필수다. 외출 후에는 옷과 머리카락에 붙은 꽃가루를 꼼꼼히 털고, 실내 습도를 적절히 맞춰 건조하지 않도록 신경 쓰자. 자주 환기해 실내 먼지를 줄이고, 필요하면 항히스타민제를 병행하며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최대한 차단하는 생활습관이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봄철 알레르기 비염은 미리 대처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