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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의 '정치 행보'와 트럼프 변수[장세정의 시시각각]

장세정 논설위원
6·3 조기 대선 최종 후보를 선정할 민주당 지역경선이 시작된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충청권(88.15%)과 영남권(90.81%) 경선에서 잇따라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5~17일 갤럽의 '차기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38%로 1위(한덕수·홍준표·김문수 후보가 각각 7%로 공동 2위)를 차지해 '대세론'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대선판이 출렁이지 않고 지금 흐름대로 간다면 '이재명 시대'가 열릴 확률이 그만큼 높다.
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가 20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민의힘도 5월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 선출을 목표로 경선 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치르는 조기 대선이어서 경선 흥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지지율이 고만고만한 당내 후보들보다 외부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 여부에 온통 눈길이 쏠린다. 정치적 계산이 빠른 여의도에서는 국민의힘 경선에 불참한 한 권한대행이 50년 넘는 행정 경험을 갖춘 '경제·통상 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워 대선 막판에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과 '중도보수 단일화 드라마'를 연출해 '국민 후보'로 승리하는 시나리오가 돌고 있다.
한,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 열어 둬
한·미 관세담판 성과 따라 유동적
반중 성향 강한 트럼프 의중 주목
노무현·박근혜·윤석열 등 대통령 탄핵 사태를 세 차례 경험하면서 그때마다 권한대행을 맡은 총리의 대선 출마 여부가 정치적 논란거리였지만, 이번처럼 출마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 적이 없다. 한 권한대행은 2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모호한 태도('No comment')를 이어갔지만, 선거법에 따른 공직자 사퇴 시한(5월 4일)을 고려하면 이제 시간은 보름도 남지 않았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 8일 두 정상은 28분간 통화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를 물었다고 한다. [연합뉴스 중앙포토]
한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는 국내정치보다 국제정치 역학이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지난 8일 첫 한·미 정상 통화 도중에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를 궁금해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과 태도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관세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한국·일본·호주·인도·영국을 5대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분류했는데, 최상목 부총리는 관세 정책의 열쇠를 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양자회담 요청으로 22일 출국한다.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대사를 역임해 노련한 협상가로 평가받는 한 권한대행의 지침을 들고 갈 것으로 보이는 최 부총리 일행이 어떤 성과를 낼지가 그래서 초미의 관심사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눈앞의 이익만 앞세워 한국 정부에 일방적 양보를 요구해 관철하면 한 권한대행은 결과적으로 실력의 밑천이 드러나는 셈이 된다. 이럴 경우 트럼프 2기의 거센 파고를 돌파할 '한덕수 소방수 차출론'은 무산될 공산이 커진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전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그러나 만약 중국의 패권 도전을 꺾으려는 의지가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변수를 중시해 한 권한대행의 체면을 세워주는 전략적 묘수를 발휘한다면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굴욕적인 태도를 드러냈고, '사드 3불'에서 보듯 중국 앞에서도 저자세를 보여줘 '친중 정권'이란 비판을 받았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트럼프 정부가 친중 노선에 거부감이 강하다고 전했다. 외교가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외교·안보 책사' 역할을 해온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워싱턴에서 트럼프 주변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며 한·미 동맹을 강조한 행보를 이런 맥락으로 풀이하는 시각이 있다.
한 권한대행이 중국에 거부감이 강한 트럼프의 전략적 속내를 효과적으로 파고들어 톱다운 협상을 능수능란하게 풀어낸다면 정치적 입지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첫 협상에서 성과가 다소 미흡해도 "대통령이 되면 트럼프를 만나 직접 담판을 지을 테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할 수도 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한 권한대행을 겨냥해 “대선 출마용 졸속 관세 협상은 불가하다”며 1인 시위까지 했다. 한·미 관세 담판에 숨은 대선의 정치경제학을 알아챘기 때문일 것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국기를 향해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 부총리는 관세 관련 한미 양자 회담을 위해 22일 출국한다. 뉴시스



장세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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