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땐 이과 지도자 필요…내각에 기업인 대거 중용할 것”
━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 ④ 안철수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동문”이라며 “학맥(學脈)을 고리로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협상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선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대학교수, 의사, 벤처사업가, 정치인 등을 두루 경험한 전문성 있는 대선주자”라며 “중도 확장성을 기반으로 본선에서 이재명을 꺾겠다”고 했다.
Q : 네 번째 대선 도전이다. 왜 다시 안철수인가.
A : “국가 위기 상황이다. 국내 경제는 최악으로 치닫고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벌인다. AI를 포함한 과학기술 패권경쟁도 치열하다. 이를 극복하려면 전문성을 갖춘 대통령이 필요하다.”
Q : 과학 대통령이 왜 필요한가.
A : “미·중이 과학기술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다. 기술이 있어야 번영하고 안보도 보장된다. 대만은 TSMC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는다. 또 세계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할 땐 ‘이과 지도자’가 존재했다. 독일을 유럽의 부국(富國)으로 만든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는 물리학 박사이고, 중국 시진핑 주석도 화학 전공자다.”
Q : 내각에 전문가를 두면 되는 거 아닌가.
A : “과학이 여러 분야로 발달하면서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는 방식이 불가능해졌다. 대통령이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한다.”
Q : AI ‘3대 강국’이 핵심 공약이다. 비전이 뭔가.
A :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깔아 경제를 성장시킨 것처럼 ‘AI 고속도로’를 깔겠다. 기업에 여러 혜택을 줘 AI 하드웨어를 키우는 방식이다. 과학 인재도 100만 명 육성에 나설 것이다.”

Q : 이재명 후보도 AI 공약을 내놓았다.
A :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다. 이재명 후보는 ‘한국형 챗GPT’를 개발해 무료로 사용하게 해주겠다고 했다. 정부가 AI 사업을 주도한다는 건데 엉터리다. 혁신 분야는 민간이 주도하는 거다. 2020년 총선 당시 이 후보가 경기도 배달 앱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됐나. 시장에 영향력이 있었나.”
Q : 대통령이 되면 기업인을 내각에 기용하겠다고 했다.
A : “정치권에 기업인 진출이 가장 적은 나라가 한국이다. 경영은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이다. 국정 운영에도 폭넓게 적용된다. 국무총리든 장관이든 기업인을 등용할 거다.”
Q : 트럼프 대통령, 일론 머스크와 대학 동문임을 강조한다.
A :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MBA) 동문이다. 미국은 땅이 커서 동문이라면 각별하게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1기 집권 때 만난 적이 있는데 동문이라고 하니 ‘와튼 스쿨 출신은 다 천재’라며 웃더라. 관세 협상에 자신 있다.”
Q : 경선이 험난하다. 당내 기반과 보수층 지지세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A : “이번 경선은 모순적이다. 경선 후보 8명을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나누는데 김문수·홍준표·나경원 후보 같은 반탄 후보는 경선에 나오면 안 된다. 탄핵 반대 여론은 30%에 불과했다. 우리 당이 반탄파만 믿고 가면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어주는 길로 가는 거다.”
Q : 어떻게 극복하겠나.
A : “내가 최종 50% 득표를 넘길 수 있는 중도 확장성이 있는 후보란 점을 강조하겠다. 우리 당에서 이재명을 꺾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게 안철수다. 도덕성에선 따라올 사람이 없고, 여러 전문 분야를 경험했다. 정치하기 전에 재산 절반(안랩 보유 주식 1500억원가량)도 기부했다.”
Q : 이재명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A : “겉과 속이 다르다. 지난 대선 때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으로 내걸더니 2023년엔 입장을 바꿔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경제는 아예 망칠 사람이다. 최근 이 후보가 성장이란 말을 자주 하지만, 실상은 포퓰리즘 나눠먹기에 불과하다. 재벌과 빈민층에게 똑같이 25만원씩 주면 경제가 성장하나.”
Q :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을 촉구했다.
A : “민주당이 가장 원하는 바가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다. 그러면 필패다.”
Q : 윤 전 대통령과 공동 정부는 결과적으로 실패하지 않았나.
A : “윤 전 대통령이 공동 정부를 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 저는 과학이나 교육 등 분야에서 역할을 할 생각이 있었다. 윤 정부 초반 교육부 장관을 추천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그래도 지난 대선 단일화는 후회하지 않는다.”
Q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는 어떻게 보나.
A : “대선에 나오면 안 된다. 지금 미국과의 관세 협상만 하더라도 할 일이 많다.”
Q : 개헌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A : “제왕적 대통령제와 막강한 국회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 계엄도 잘못됐지만 거대 야당이 장관 등 29명을 탄핵해 행정부를 마비시킨 것도 삼권분립에 맞지 않는다.”
김규태([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