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에 없는 상품…AI가 대신 찾아서 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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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쇼핑 비서’의 진화
세계 최대 쇼핑 플랫폼 아마존의 쇼핑 AI 에이전트(비서) ‘루퍼스(Lufus)’가 고객들의 쇼핑을 돕는 방식이다. 사용자 맞춤 기능을 강화한 AI 에이전트가 각종 쇼핑 앱 안에 속속 들어오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흔들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웹 기반의 1세대, 모바일 앱의 2세대를 넘어 ‘AI 에이전트’가 주도하는 3세대 커머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지난 3일(현지시간) ‘루퍼스’에 이어 쇼핑 AI 에이전트 ‘바이 포 미(Buy for me)’를 베타(시험) 버전으로 공개했다. 아마존 앱에 있는 상품만 탐색해 이용자들에게 알려주는 루퍼스와 달리 ‘바이 포 미’는 아마존에 없는 상품까지 외부 사이트에서 찾아 추천하고 구매까지 도와준다. 예를 들어 아마존 앱에 없는 상품인 ‘나이키 Air Max 270’을 검색하면 ‘바이 포 미’는 나이키 공식 웹사이트로 알아서 접속해 상품 정보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결제 버튼을 누르면, 미리 입력된 고객 이름·주소·결제 정보로 구매도 대신한다. AI 에이전트가 검색부터 배송까지 알아서 앱을 넘나들며 일을 처리하는 동안 이용자는 아마존 앱에 머물기만 하면 된다.
쇼핑앱은 이용자들의 구매 검색·클릭 데이터가 계속 쌓이는 분야다. AI 에이전트가 개인화 기술을 고도화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최근 아마존을 비롯한 커머스 플랫폼들은 이같은 사용자 데이터를 AI에 정밀하게 학습시켜 ‘사용자 맞춤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강정수 블루닷 AI 센터장은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을 시작한 후 20년 동안 아마존 고객의 구매와 반품 이력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며 “오픈AI 등이 출시하는 다른 AI 에이전트에는 없는 강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네이버가 출시한 별도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도 앱 하단에 있는 ‘발견’ 탭에서 AI가 사용자의 선호도·검색 기록 등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예컨대, 특정 브랜드의 운동화를 자주 검색하거나 구매한 사용자의 앱 메인 화면에 해당 브랜드의 신제품 혹은 관련 액세서리를 먼저 띄우는 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향후 블로그·카페에 이용자들이 남긴 구매 후기나 단골 스토어 정보 등을 활용해 더 정교한 AI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다운로드 수는 안드로이드 버전과 애플 iOS 버전을 합쳐 500만 건을 넘어섰다. 커머스 업계에서는 AI를 앞세운 네이버가 현재 업계 1위인 쿠팡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AI 에이전트로 사용자 락인(Lock-in, 붙들어두기) 효과를 만든다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커머스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AI 에이전트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자산운용사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2030년엔 AI 에이전트가 전 세계 전자상거래 매출의 25%(약 9조 달러)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한다. AI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센드버그의 김동신 대표는 “일부 이커머스 기업은 AI 에이전트의 실시간 가격 설정·추천 시스템으로 전환율과 객단가를 높여 매출을 최대 20%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끼리 직접 거래하는 A2A(Agent-to-Agent)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예측도 나온다. 사람 직원의 개입 없이 AI 쇼핑 에이전트가 특정 브랜드에 재고 유무를 문의하면, 해당 브랜드 AI 에이전트가 재고를 확인한 후 답변해 거래가 이뤄지는 식이다.
문상혁.권유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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