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내일 출근길 4호선서 '지하철 시위' 예고…"탑승 방식"

‘장애인의 날’인 2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비롯한 장애인 단체들이 장애인 차별 철폐를 촉구하며 1박 2일 집회를 열었다.
전장연 등으로 구성된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공동투쟁단)’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집회를 열었다. 집회엔 오후 3시 기준 5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참석했다.
공동투쟁단은 집회에서 “차기 대선이 6월 3일로 예정돼 있고, 많은 후보들이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있지만 장애인 권리에 대한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며 “장애인의 날을 모든 차별에 맞서 함께 싸워나가는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만들어가겠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석자 이현숙(55)씨는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며 “식당에 자유롭게 못 들어가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가 너무 어려운 게 현실인 만큼 투쟁을 통해서 장애인들이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회 발언대에 오른 인사들은 장애인 이동권 및 탈(脫)시설 등 각종 권리를 보장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이 이동을 할 수 있어야 시민으로 살 수 있고,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노동을 받을 수 있는 등의 권리가 보장된다”며 “이와 관련해 국회에선 입법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정수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대구지부 대표는 “감옥 같은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장애인과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전장연 등은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을 거쳐 마로니에공원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 측 일부 관계자와 경찰 사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행진을 마친 뒤 문화제를 연 다음 이곳 일대에서 노숙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다음날인 21일 오전 8시쯤부터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전장연은 2021년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가 지난해 4월부턴 승강장에서 죽은 듯이 드러눕는 ‘다이-인(die-in)’ 방식으로 행동을 이어갔다. 전장연 관계자는 “21일엔 지하철에 탑승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하고자 한다”며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해서 각 정당에 장애인 권리 정책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장연은 지난 18일 오후 7시부터 천주교 서울대교구 혜화동성당 종탑에서 무기한 고공 농성을 벌이고도 있다. 천주교가 중증·발달장애인의 탈시설 권리를 왜곡하고 깎아내렸다는 주장에서다. 혜화동성당에서 농성 중인 박초현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서부지부 활동가는 집회 측과의 통화 연결을 통해 “시설에서 나와 살아도 괜찮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시설 안의 모든 동료들이 나오는 날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전했다.
김창용.신혜연([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