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이번주 '2+2' 고위급 통상협의…美 속내는 '판 키우기'

이번 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양국 재무·통상 장관이 동시에 참여하는 '2+2' 고위급 협의가 열린다.
기재부와 산업부는 20일 공동 언론공지를 통해 "미 워싱턴에서 미국과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측에서는 경제사령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통상수장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나선다. 미국에서는 최근 무역 협상 전면에 나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무역 정책 수립 및 협상 책임자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여한다.
이번 협의는 미국 측 제안으로 이뤄졌다며 일정 및 의제 등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24~25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협상판을 최대한 키우겠다는 미국 측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한미 재무장관이 접촉하고 외환·금융 현안을 논의하지만, 통상수장까지 참여하면서 '무역 이슈'로 의제를 넓힌 것이다.
우리 정부가 공식적인 의미의 협상(negotiation)이 아닌 협의(consultation)라고 표현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미국은 방위비 이슈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쇼핑 협상'을 요구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통상과 안보를 분리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관세 협의를 위해 방미한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을 백악관 집무실에서 직접 만나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분담액, 미국산 자동차의 일본 내 저조한 판매량 등의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새겨진 빨간색 모자를 쓴 채 환하게 웃는 장면이 백악관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서는 장기적 국익이 걸린 미국과의 협상에서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6월 3일까지 한시적인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협상 기반을 마련하되, 중요한 최종 결정은 차기 정부에서 결정하는 식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도 지난주 국회에 출석해 이런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절대로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방위비 협상에 관해서도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장관도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섣불리 협상을 타결하기보다는 짚고 넘어갈 사항이 있어 양국이 상호 호의적으로 풀도록 협의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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