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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터서 확장, 층도 높일 수 있다…이재민 위한 신개념 임시주택

지난 18일 경북 안동시 권정생 어린이문학관 터에 설치된 안동시 1호 임시주택(모듈러주택)의 입주가 시작됐다. 연합뉴스
경북도가 대형 산불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재민을 위해 ‘신개념 임시 주택’을 만들었다. 기존의 임시 주택과는 다르게 집을 층층이 쌓아 올릴 수 있고 벽을 터서 확장해 임시 주거 시설 외에 다양한 용도로 재사용이 가능한 구조다.

경북도는 20일 안동 18동, 의성 42동, 청송 20동, 영양 41동, 영덕 90동 등 산불 피해를 입은 5개 시·군에 211동의 경북형 모듈러 주택을 다음 달까지 공급한다고 밝혔다.

첫 입주는 지난 18일 안동시 일직면 망호리 권정생 어린이문학관 부지 내에 조성된 1호 모듈러 주택에서 이뤄졌다. 18개 호로 구성된 2층 규모, 중복도형으로 호당 약 30㎡(약 9평)다. 내부는 현관·욕실·침실·발코니로 구성돼 있으며 싱크대·냉난방기·인덕션이 설치돼 있다. 구호 물품으로 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밥솥 등이 제공됐다.

지난 18일 경북 안동시 권정생 어린이문학관 터에 설치된 안동시 1호 임시주택(모듈러주택)의 입주가 시작된 가운데 한 이재민이 짐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해구호법에 따라 이재민은 모듈러 주택에서 1년 동안 거주하고, 이후에도 1년 이내로 연장할 수 있어 최대 2년 임시 거주가 가능하다. 의성 등 다른 지역의 경우에도 주택 내부는 비슷하며 보증금과 월세 등은 따로 없지만, 수도·전기 등 공과금은 거주하는 이재민이 부담해야 한다.

일직면에 거주하다 산불로 집을 잃고 모듈러 주택에 입주했다는 이재민 A씨는 “한평생 살아온 집과 살림이 불에 타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든 상황이다”며 “기존에 살던 집과 가까운 곳에 빠르게 입주를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마을이 회복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에 설치된 경북형 모듈러 주택은 기존의 현장조립형·컨테이너형의 이재민 임시 주택과는 다르다. 기존 임시 주택은 일정 기간 사용하고 나면 매각하거나 보관하고 있다가 재난이 발생하면 다시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이번 산불 사태의 경우 5개 시·군에서 3819개의 주택이 피해를 입어 대규모 임시 주택이 필요했다. 문제는 이재민이 사용한 후에 처리 방안이다. 대규모로 임시 주택을 만들면 이후 보관과 매각이 어렵기 때문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기존 조립형 주택은 확장성이 없는 데다 이번 산불 사태처럼 대규모의 재난 주기가 일반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언제까지 보관해야 할지도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며 “고민하다가 주거 외 다양한 용도로 재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북형 모듈러 주택은 각 동의 벽을 터서 이어 붙이면 확장할 수 있으며 쌓아서 여러 층으로 높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재민이 거주하고 난 뒤 모듈러 주택 3개를 연결해서 마을회관이 소실된 지역의 마을 공용시설로 사용하거나 계절근로자 숙소, 농어촌 민박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40년정도 쓸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재난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도 신속히 설치해 구호에 사용하는 선순환 체계가 조성된다.

지난 18일 김학홍 경상북도 행정부지사가 안동시 일직면에서 산불 이재민들을 위한 경북형 모듈러주택 입주를 시작하면서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이에 따라 임시 주택 2700여 동 중 경북도에서 시범적으로 경북형 모듈러 주택 211동을 조성하고, 나머지는 행정안전부의 임시 주거형 조립주택이 제공된다. 경북도와 행정안전부는 이달 말까지 1000여 동을 공급하고 다음달 말까지는 이재민이 모두 입주를 마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경북형 모듈러 주택이 안전하고 쾌적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며 “앞으로도 대규모 재난을 대비해 이재민 임시 주거 대응 시스템을 발전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백경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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