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관세 카드'로 쌀수입 확대 검토…車검사 간소화도 추진
2차 협상 앞두고 대응책 마련 분주…이시바 "불공평 얘기 안 듣게 할 것" 미일 재무장관 24일 환율 논의할 듯…기시다 "美에 득실 설명하고 마음 울려야"
2차 협상 앞두고 대응책 마련 분주…이시바 "불공평 얘기 안 듣게 할 것"
미일 재무장관 24일 환율 논의할 듯…기시다 "美에 득실 설명하고 마음 울려야"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에 개최할 미국과 2차 관세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설득할 '교섭 카드'로 미국산 쌀 수입 확대, 자동차 검사 간소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일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일본 측 관세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과 만나 "대일 무역적자를 제로(0)로 하고 싶다"고 말했고, 미국 측은 이어 진행된 장관급 회담에서 농산물과 자동차 교역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미국 측은 지난달 말 미 무역대표부(USTR)가 펴낸 무역장벽 보고서를 근거로 일본 쌀 시장에 대해 "규제가 엄격하고 투명하지 않아 미국 수출업자의 소비자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본 정부 내에서는 최근 쌀값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고려해 미국산 쌀 수입 확대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일본 내 공급량 부족분을 일단 미국산 쌀로 보충하자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는 무관세로 매년 쌀 77만t 정도를 수입하고 있으며, 그중 미국산 쌀이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쌀값 유지와 농가 보호를 위해 무관세로 수입하는 쌀 중 주식용은 최대 10만t가량으로 한정했는데, 이를 늘리는 방안을 조율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여름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미국산 쌀 수입 확대를 결정하면 농가 등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닛케이는 관측했다.
아울러 일본은 미국이 '비관세 장벽'으로 여기는 자동차 안전기준과 관련해 충돌사고 성능시험 기준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에서 미국 자동차를 수입할 때는 원칙적으로 일본의 형식 인증을 다시 취득해야 하고, 이는 몇 개월이 걸린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차량의 전면과 측면 충돌 시 탑승자 안전 확보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에서 (일본에) 까다로운 항목이 많아 수입차에 '불리한 부담'이 된다고 보고 있다"며 자동차 안전기준은 지금까지 양국 간 의제로 다뤄져 온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일본은 연간 판매 대수가 적은 수입차는 실물 차량을 이용한 시험 등을 생략하는 제도 등을 재검토했는데, 향후 관세 협상에서도 양국 간 자동차 안전기준 차이를 메우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이날 NHK TV 프로그램에서 자동차 관련 비관세 장벽 등에 대해 "공정하지 않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말끔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에도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만나 미국 측의 구체적 요구를 확인하고 미국 측에 제시할 교섭 카드와 대응책을 논의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시바 총리와 면담 이후 취재진에 "미국의 의도에는 농담(濃淡·생각의 강함과 약함)이 있다"며 "최종적으로 하나의 패키지가 될 때까지 (협상을) 거듭해 완성된 형태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관세 문제 외에 미국이 불만을 나타냈던 환율은 재무장관 간에 협의하고, 주일미군 주둔 경비 등 방위 관련 사안은 되도록 관세와 별개로 협상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이 2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외무상을 지낸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이날 보도된 닛케이 인터뷰에서 "무엇보다도 (정상 간) 첫 신뢰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성실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것이 없다면 무엇을 해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측 협상 전략과 관련해 "이론은 미국에 통용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득실을 설명해 마음에 반향을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닛케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3개월을 맞아 게재한 분석 기사에서 스콧 베이커 미 노스웨스턴대 교수 분석 결과를 인용해 미국의 지난 3월 '무역정책 불확실성 지수'가 대선 직전인 작년 10월과 비교해 29배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높아지는 불확실성의 이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제적 정치 수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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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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