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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가이아나 영토 분쟁' 美中 대리전 되나

중국, 가이아나에 베네수엘라와의 직접 대화 촉구…"내정간섭" 논란 미 국무, 군사력 동원 시사하며 베네수엘라 압박…마두로 "굴복 안 해"

'베네수엘라·가이아나 영토 분쟁' 美中 대리전 되나
중국, 가이아나에 베네수엘라와의 직접 대화 촉구…"내정간섭" 논란
미 국무, 군사력 동원 시사하며 베네수엘라 압박…마두로 "굴복 안 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경쟁적 관세 부과로 격화하는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가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 간 영토 분쟁 판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군사력 동원까지 시사하며 가이아나 지원 의사를 밝힌 미국을 상대로 중국이 베네수엘라의 영유권 주장에 힘을 싣는 듯한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경우에 따라선 남미에서 국지적 '미·중 대리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보인다.
19일(현지시간) 가이아나 외교부 성명과 베네수엘라 국영방송 텔레수르TV 등을 종합하면 가이아나 주재 중국 대사대리는 지난 16일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 간 영유권 갈등에 대해 "우호적인 협의와 협상을 통해 국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나라 간 대화 채널을 제안했다.
중국 외교관은 정치적 해결을 통한 분쟁 극복을 촉구하며 1966년 체결한 제네바 합의 원칙 준수를 강조했다고 베네수엘라 텔레수르TV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가이아나 정부는 "중국의 명백한 내정 간섭 행위"라고 반발했다.
1966년 제네바 합의는 현재 가이아나 영토에 해당하는 에세퀴보(과야나 에세키바) 지역에 대해 베네수엘라 측 실효적 지배력을 인정할 여지를 주는 주장의 배경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에세퀴보 지역은 한반도 크기와 비슷한 가이아나 총 국토 면적(21만㎢)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금, 다이아몬드 등 각종 지하자원이 다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바다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유전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지역에 대해 베네수엘라는 1966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가이아나와의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약속했다면서, 그 이전에 나온 영토 관련 협의 또는 중재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반면, 가이아나는 1899년 중재재판소 중재(당시 가이아나는 영국령)에 따라야 한다며, 베네수엘라의 주장을 억지라고 보고 있다. 1899년 중재 당시 영국의 땅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1966년 독립 이후엔 자연스럽게 가이아나에 귀속된다는 논리다.

가이아나 외교부는 대중국 규탄 성명에서 "에세퀴보 영토의 경계 문제는 제네바 합의에 근거하더라도 당사국 분쟁 해결 원칙에 따라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판단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 주권을 훼손하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 관리의 이번 언급은,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압박에 직면한 베네수엘라의 '뒷배'라는 점을 환기하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 사령탑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27일 가이아나 수도 조지타운에서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 대통령을 예방하고서 연 기자회견에서 "가이아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경우 베네수엘라는 몹시 나쁜 하루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이 가이아나에 대한 군사력 지원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암시로 받아들여진다고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은 분석했다.
이에 대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을 '멍청이'라고 힐난하며 "우리는 그런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맞선 바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현재 가이아나 땅인 에세퀴보에 '과야나 에세키바' 주(州)를 신설하고 다음 달 지방선거·총선거를 통해 해당 지역 주지사와 국회의원을 뽑을 예정이어서, 해당 선거 전후 두 나라 국경을 둘러싼 갈등은 한층 첨예해질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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