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우크라 휴전 진전 없으면 美 손 뗄 수도"
"양측 평화 원하지 않으면 美, 다른 우선순위에 집중해야" "이란, 미래에도 핵무기 못 갖게 해야"…유럽엔 이란 제재 촉구
"양측 평화 원하지 않으면 美, 다른 우선순위에 집중해야"
"이란, 미래에도 핵무기 못 갖게 해야"…유럽엔 이란 제재 촉구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이 중재 역할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압박했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파리를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우리는 며칠 내로 이 문제(휴전)가 가능한지 판단해야 한다"며 "불가능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여기서 끝'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어 "양측이 진심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돕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며 "미국은 다른 우선순위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영국, 프랑스, 독일은 이 문제를 진전시키고 해결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의 아이디어는 매우 도움이 되고 건설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계속 (협상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도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파리 회담 후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통화한 사실도 언급하며 "러시아에 프랑스와 영국이 건설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날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서는 루비오 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 등 미국 대표단과 우크라이나, 프랑스, 영국, 독일 대표단이 모여 휴전 방안을 두고 릴레이 회담을 했다. 이들 5개국 대표단은 내주 런던에서 회의를 이어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중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에너지 시설 공격 금지라는 일시적 부분 휴전만 이뤄냈다. 이 부분 휴전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날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최근 평화 협상 진행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같은 인터뷰에서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그는 "곧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이란이 단순한 합의 위반을 넘어 핵무기 개발에 매우 근접했다는 보고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 국가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 재개(스냅백)에 대해 곧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이란과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고 있다면서도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건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10년 동안만 유효한 일몰 조항 같은 임시방편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란은 2015년 핵 프로그램을 동결·축소하는 대신 서방이 부과한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6개국과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타결했다.
이 핵합의의 핵심 제한 조항들은 대부분 타결·이행 뒤 10년이 되는 2025∼2026년 점진적으로 만료되도록 설계돼 새로운 합의로 대체되지 않으면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생산 등 핵 프로그램을 재개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최근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완성하기까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2일 오만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협상을 개시했고, 19일 2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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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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