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협력설 일축한 직후, 인텔 "관료주의에 혁신 문화 질식" 반성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최근 불거진 미국 인텔과의 합작설을 공식 부인했다. 1분기 호실적을 거둔 TSMC는 당분간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미국의 관세 압박을 의식해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애리조나 공장을 ‘독립적인 최첨단 반도체 제조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7일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다른 어떤 회사와도 합작 투자(joint venture), 기술 라이선스, 기술 이전 및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인텔이라는 회사명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최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를 중심으로 제기된 TSMC와 인텔의 파운드리 합작법인 설립설을 부인한 것이다.
대신 TSMC는 미국 내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혔다. 웨이저자 CEO는 “결과적으로 2나노미터(㎚·1㎚=10억 분의 1m) 이상의 첨단 생산 능력 중 약 30%가 애리조나에 집중될 것”이라며 “미국 내 독립적인 최첨단 반도체 제조 클러스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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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저자 “2나노 칩 30%는 미국서 생산”
현재 TSMC의 대미 투자 규모는 지난 3월 공개한 1000억 달러(142조원)를 포함해 총 1650억 달러(234조5000억원)다. 이날 웨이저자 CEO는 미국에 총 6개의 팹(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완공된 1공장은 지난해 말부터 4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 중인데, 계획대로 투자가 완료된다면 TSMC의 2나노 이상 첨단 칩 생산의 30%가 미국에서 이뤄지게 된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해 현지화 전략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단 것이다.
다만 웨이저자 CEO는 관세 정책에 대한 질문엔 “국가 간의 문제다. 정부의 관세 결정에 대해 전적으로 존중한다”라고 말을 아꼈다. 현재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섣부른 언급이 외교적 불씨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에 이어 TSMC도 인텔 협력설을 부인한 가운데, 인텔은 무너진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립부탄 인텔 신임 CEO의 새로운 메시지를 입수했다고 밝힌 로이터통신은 탄 CEO가 대대적인 조직 문화 혁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경영진과 엔지니어 간 긴밀한 협력을 위해 관리 체계를 단순화하고, 중간 단계를 대폭 줄여 탄 CEO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탄 CEO는 “조직의 복잡성과 관료주의적 절차가 혁신 문화를 질식시키고 있다”라며 “의사결정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할 공간이 부족하다. 불필요한 사일로(silo·조직간 장벽 및 고립)는 실행의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꼬집었다.
이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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