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 핵심' 드론 천적 될까…英 "고출력 전파무기 시험 성공"

"1회 발사 비용 189원…현장 시험서 드론 무리 비 오듯 떨어뜨려"

'현대전 핵심' 드론 천적 될까…英 "고출력 전파무기 시험 성공"
"1회 발사 비용 189원…현장 시험서 드론 무리 비 오듯 떨어뜨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 각광받게 된 드론 병기를 막기 위해 고출력 전파를 쏘는 무기체계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영국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웨스트 웨일스 군사격장에서 진행된 '무선주파수 지향성 에너지 무기'(RF DEW), 일명 '래피드디스트로이어'의 현장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방위산업체 탈레스 영국법인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에서 개발된 이 무기는 "높은 주파수의 전파를 이용해 드론 내부의 핵심 전자부품을 교란하거나 손상시켜 추락 혹은 오작동을 유발한다"고 영국 국방부는 설명했다.
전파가 지닌 에너지로 드론을 직접적으로 망가뜨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무기체계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상 조종사와의 통신을 방해하는 등의 기존 전자전 기법이 통하지 않는 목표물에도 유효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영국 국방부는 부연했다.

영국 역대 최대 규모의 대(對)드론 훈련이기도 했던 이번 현장 시험에서 RF DEW는 "성공적으로 '드론 스웜'(떼를 지어 이동하는 드론 무리)을 추적, 겨냥해 물리쳤다"고 영국 국방부는 밝혔다.
그러면서 RF DEW가 격추한 드론의 수가 100대가 넘고, 한 번의 교전으로 드론 스웜 두 무리를 동시에 무력화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RF DEW의 사정거리는 최장 1㎞라고 한다. 특히 1회 발사당 비용이 10펜스(한화 189원)에 불과해 전통적인 미사일 기반 대공무기체계에 비해 가성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영국 국방부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값싼 드론을 무더기로 날려 보내 고가의 서방제 대공 미사일 위주의 우크라이나 대공방어 체계를 과부하 시키는 전술을 구사한 점을 고려하면 이처럼 값싸게 드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이 등장했다는 건 상당한 의미가 있다.
영국 군정보기관은 작년 한 해 동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각지에 날려 보낸 공격용 드론이 1만8천기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그런 가운데 미국 등 여타 국가들도 미래 전쟁에 대비해 대드론 에너지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BS 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미 공군연구소(AFRL)가 개발한 '전술고출력작전대응체계'(THOR)라는 이름의 대드론 무기를 뉴멕시코 공군기지에서 시험하는 등 최소 두 가지의 무기체계를 개발 중이다.
다만 미국이 개발한 대드론 에너지 무기는 영국의 RF DEW가 쓰는 전파보다 주파수가 높은 마이크로파를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CBS는 짚었다.
보다 소형의 '안티 드론건'을 군경에 보급해 이미 사용 중인 국가들도 적지 않다. 방해전파를 발사해 드론을 강제로 착륙시키거나 멈추게 만드는 장비다.
예컨대 프랑스는 작년 2024년 파리 올림픽 당시 휴대용 대드론 장비를 배치, 50기가 넘는 드론을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CBS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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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