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48km' 두 달 만에 9km 구속 점프!…이게 '김상진 매직'인가, 롯데 마지막 가을야구 필승조가 돌아왔다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어쩌면 롯데 자이언츠 불펜진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구속을 대폭 끌어올린 박진형(31)이 희망찬 복귀전 피칭을 완수했다.박진형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7-1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경기를 매듭지었다. 지난해 6월 18일 수원 KT전 이후 303일 만의 1군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공으로 상대를 요리했다. 이미 점수 차이가 많이 났던 상황이지만 이날 박진형의 공은 모두가 흥분하기에 충분했다.
9회 마운드에 올라와 선두차자 김태진에게 던진 초구 패스트볼이 145km가 찍혔다. 이후 포크볼을 연거푸 던져서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어준서에게 던진 초구는 147km까지 찍히며 파울이 됐고 이후 패스트볼과 포크볼을 던져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2사 후 송성문에게는 이날 가장 빠른 148km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장재영을 상대로 포크볼 3개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 이날 경기를 마무리 했다. 최고 구속은 148km가 나왔고, 패스트볼 5개, 포크볼 9개를 구사했다.
깔끔했던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엇보다 이날 패스트볼의 구속과 구위가 심상치 않았다. 박진형은 지난 2021년 시즌이 끝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 잠시 팀을 떠났다. 이전에는 어깨와 발목 통증으로 고생했지만 잠깐 마운드를 떠나면서 이 통증도 사라졌다.
그러나 지난해 복귀 이후에도 좀처럼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평균 140km 초중반대의 패스트볼 구속은 나왔어야 하지만, 최고 구속이 140km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었다. 필승조 경험도 풍부하기에 김태형 감독도 박진형을 중용하려고 했지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구속 탓에 1군에서 활용하기 힘들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박진형의 구속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2군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든 박진형은 지난 2월 말, 대만프로야구 라쿠텐 몽키스와의 경기에 등판했지만 최고 구속이 139km에 불과했다. 물론 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의 시기였지만 지난해와 다르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2군에서도 경기를 치르며 140km 초중반대의 구속을 꾸준히 찍더니, 두 달 만에 최고 구속은 무려 9km가 빨라져 있었다. 최고 구속 기준이지만 이날 박진형은 평균 구속도 140km 중반대를 찍는 등 과거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박진형이 이대로만 활약을 해준다면 롯데 불펜진의 천군만마가 된다. 정철원에게 의존하고 있는 팀 불펜진 사정이다. 김상수 박시영 박진 정현수 송재영 등이 부담을 덜어주려고 하지만 아직 김태형 감독의 완전한 신임을 얻지 못했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 박진형 / foto0307@osen.co.kr](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18/202504180655777799_68017a188ccd6.jpg)
[OSEN=부산, 이석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 박진형 / [email protected]
이런 상황에서 필승조 경험을 갖춘 박진형이 구위를 보여준다면 김태형 감독의 선택지도 넓어지게 된다. 김태형 감독이 원하는 싸움닭 기질을 갖고 있고 또 2017년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 시즌 당시 필승조로 활약하기도 했다. 2017년 후반기에만 후반기 불펜으로 완전히 돌아서서 31경기 3승1패 1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17의 짠물투를 펼치며 손승락 조정훈과 함께 막강한 필승조의 일원이 됐다.
또한 올해부터 2군 투수코치로 부임한 김상진 코치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진형은 “작년부터 스피드에 신경 많이 썼는데, 생각보다 잘 안 나와서 마음 고생을 조금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퓨처스에서 김상진 코치님, 문동환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라며 “(김)상진 코치님이 팔 스로잉부터 많은 부분 신경써주셨다. 처음에는 적응이 잘 되지 않았지만, 코치님 믿고 따라가서 운동했던 부분이 스피드도 그렇고 큰 도움이 된 거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영준, 장재영 트레이닝 코치님들도 신경 정말 많이 써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서 코치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복귀 등판이 박진형 입장에서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평소에 긴장을 잘 안 하는데, 군대 전역하고 지금이 제일 긴장되는 것 같다”고 돌아보면서 “그동안 성적이 안 좋아서 부모님한테 죄송했는데, 그래도 부모님께서 오늘 경기장에 보러 오셨는데 오랜만에 사직에서 좋은 경기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박진형이 강렬한 복귀전을 치르자, 동료들도 너나할 것 없이 기뻐했다. 라커룸도 활기찼다고. 그는 “팀 동료들, 프런트 직원분들 모두 다 세이브 기록한 것처럼 기쁘게 맞아주셔서 행복하다”며 “이제부터 팀 승리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게 더 열심히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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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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