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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운동 500㎏ 번쩍…3년 뒤엔 금메달 반짝

‘유도 괴물’로 불리는 여자 최중량급 기대주 이현지(가운데)가 대표팀 동료 허미미(왼쪽)와 장세윤을 양 팔로 번쩍 들어 보이고 있다. 김성룡 기자
“3년 뒤 그랜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아시안선수권 제패)을 달성하는 게 꿈이에요.”

‘유도 괴물’로 불리는 고교생 유도 국가대표 이현지(18·제주남녕고)는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여자 최중량급(78㎏ 이상급) 성인 무대에 뛰어든 그는 불과 1년 만에 세계 랭킹을 7위까지 끌어올렸다. 올해부턴 최중량급 간판으로 활약한 파리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하윤(25)을 제치고 국가대표 1진 자리도 꿰찼다. 최근 경기도 용인대 유도장에서 만난 이현지는 “오는 6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내년 나고야 아시안게임 그리고 2028년 LA올림픽에서 차례로 금메달을 목에 걸면 그랜드슬램을 이룰 수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첫 단추 격인 아시아선수권은 지난해 우승했다.

허미미와 함께 한국 여자 유도의 황금기를 이끌 이현지. 김성룡 기자
이현지는 초등학교 2학년 때인 지난 2015년 처음 도복을 입었다. 당시 키가 1m60㎝로 동급생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다. 씨름 선수 출신인 부친 이치훈(49)씨의 유전자를 물려 받은 덕분이다. 아버지의 권유로 어려서부터 역도, 수영, 합기도 등 다양한 종목을 섭렵했는데, 가장 늦게 만난 유도와의 궁합이 가장 좋았다. 이현지는 초등학교 유도를 평정한 뒤 제주남녕중 3학년이던 지난 2022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이후 국내 대회에선 이현지와 맞붙을 선수가 싸워보지도 않고 기권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남녕고 1학년이던 지난 2023년엔 국가대표 2진(파트너)으로 처음 태극마크를 달며 유도대표팀 역대 최연소 기록 보유자가 됐다. 이현지는 “매일 새벽 체력운동을 할 때마다 ‘왜 하필 유도를 골랐지’라며 후회하지만, 또 그 순간만 넘기면 내가 가장 잘하는 유도가 즐겁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세계청소년선수권 정상에 오른 뒤 청소년대표팀(15~20세) 생활을 마무리하고 월반해 성인 대회에 나서기 시작했는데, 같은 해 17세의 나이로 아시아선수권마저 제패했다. 지난해 3월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도 1위를 했지만, 한해 전 경험 삼아 출전한 1차 선발전 성적(8강)에 발목이 잡혀 아쉽게 올림픽 대표 자격을 놓쳤다. 이현지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해 큰 대회에 나가고 싶진 않다”면서 “세상엔 강자들이 차고 넘친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능 프로 런닝맨을 보며 스트레스를 푼다는 이현지. 잘 쉬어야 유도도 잘할 수 있다고 했다. 김성룡 기자
정근영 디자이너
이현지의 강점은 파워다. 유럽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체격(1m81㎝·138㎏)에서 우러나오는 압도적인 힘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근육 운동 매니어들이 흔히 ‘3대 500(데드리프트·스쿼트·벤치프레스 합산 중량 500㎏ 이상)’을 목표로 삼는데, 이현지는 일찌감치 이를 뛰어넘었다. 데드리프트 220㎏, 벤치프레스 110㎏, 스쿼트 200㎏으로 합산 중량 기록이 530㎏에 달한다. 특히나 데드리프트 기록은 여자대표팀 동료들 중에서도 압도적이다. 김정훈 여자대표팀 코치는 “남자 중량급(90·100㎏급) 선수들 기록과 맞먹는다. 허리 힘이 워낙 좋아 주특기 허리후리기의 위력이 어마어마하다”고 칭찬했다.

이현지의 롤 모델은 대표팀 동료이자 파리올림픽 은메달리스트(여 57㎏급) 허미미(23)다. 이현지는 “난 MZ답지 않게 조용하고 유행에도 둔감한데, (허)미미 언니를 따라 다니며 핫 플레이스를 두루 경험했다. 파트너 자격으로 파리올림픽에 다녀왔는데, 미미 언니가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이달 말 방콕 아시아선수권 2연패, 6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첫 우승을 목표로 정한 이현지는 “기왕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니 ‘세계적인 몬스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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