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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AI 액션 피규어에 빠진 ‘어른이들’

안착히 글로벌협력팀장
지난 몇 주간 SNS는 훈훈한 ‘지브리 세상’으로 물들었다. 너도나도 챗GPT가 만들어준 지브리풍 애니메이션 속 내 얼굴을 공유하며 웃고 즐거워했다. 선하고 따뜻한 미소를 머금은 캐릭터 속 ‘또 다른 나’는 가족·친구·지인들에게 널리 퍼졌다. 나에게도 이런 사랑스러운 면이 있다는 걸 알아달라는 듯한 자랑이자 놀이였다.

그러던 중 지브리 트렌드를 주도했던 오픈AI의 챗GPT 공식 SNS 계정에 새로운 포스팅이 올라왔다. “지브리풍은 이제 안녕. 요즘 대세는 챗GPT로 만든 액션 피규어.”

이번엔 귀여운 캐릭터 대신 바비 인형 같은 피규어가 주인공이었다. 포스팅을 열어보니 샘 올트먼 오픈AI CE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축구선수 호날두 등 20여 명의 유명인들이 각자의 특징을 담은 피규어로 등장했다. 이들은 모두 투명 플라스틱 팩에 담긴 채로, 마치 장난감처럼 디스플레이되어 있었다. 세계를 뒤흔든 ‘빌런’ 같은 인물들도 피규어로 변하자 위협적이기보단 귀엽고 친근한 느낌을 준다.

챗GPT가 만든 기자의 액션 피규어. 신문, 등산, 기타, 와인 등 관심사가 망라돼 있다.
이 트렌드는 곧 일반인들에게도 확산됐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나 취미생활을 반영한 액세서리와 함께 자신을 피규어로 만들어냈다. 등산을 좋아하면 등산화와 배낭, 음악을 사랑하면 기타 등을 함께 넣어 구성한 모습이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단번에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감 잡을 수 있는 직관적인 자기소개서 같은 셈이다.

하지만 이 유쾌한 놀이에도 우려되는 점은 있다. 첫째는 피규어를 만들기 위해 입력하는 개인정보가 어떻게 저장되고 활용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둘째는 AI 작동을 위한 막대한 전력 소모 문제다. AI 한 번 작동시키는 데 드는 전력은 구글 검색의 10배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지브리 이미지 열풍이 한창일 때 샘 올트먼은 자신의 SNS에 “사람들이 챗GPT 이미지를 좋아하는 건 정말 재밌지만, GPU가 녹고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고, 이틀 뒤에는 “우리 팀도 잠을 자야 한다”며 다시 한번 속도 조절을 부탁했다.

물론 이런 놀이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예전에는 화가가 거리에서 캐리커처를 그려주던 일이 이제 AI를 통해 몇 초 만에 가능해졌을 뿐이다. 속도는 빨라졌고 비용은 없으니 이용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렇게 귀엽고 재미있는 경험 뒤에 감춰진 기술적·윤리적 문제들을 함께 들여다보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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